경기둔화 실물경제로 급속 확산 최대 건설장비업체 ‘싼이중공업’ 10% 직원감원…임금 대폭 삭감

국제원자재·부동산침체등 영향 개발업자 ‘부채늪’에 잇단 자살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의 경기둔화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옮겨붙으면서 감원과 해고가 이어지고 빚에 몰린 기업인의 자살이란 극단적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에도 불황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싼이중공업, 대대적 감원=중국 최대 건설장비업체인 싼이(三一)중공업이 올해 전체 종업원의 5~10%에 해당하는 2500~5000명을 줄이기로 한 것은 중국 경기둔화의 명백한 증거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싼이 측은 이 같은 구조조정이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해명했지만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직원 숫자를 조절해온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싼이의 지난해 말 전체 종업원은 5만1000명이었다.

싼이는 감원뿐 아니라 임금 또한 대폭 삭감했다. 4일 궈지진룽바오(國際金融報)에 따르면 싼이는 그동안 근로량에 따라 임금을 책정했으나 최근 근로실적으로 책정 기준을 바꾸면서 임금을 대폭 삭감했다. 근로자 왕(王)모 씨는 “월급이 4000위안에서 2500위안으로 40% 가까이 깎였다”고 말했다.

FT는 중국 건설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국제 원자재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다 싼이중공업이 현지 건설기계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번 감원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경영컨설팅업체 오프하이웨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건설장비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을 넘었다. 바클레이스은행의 빅토리아 리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중국 기계업종은 한번도 정리해고를 하지 않았다. 지난 2005년과 2008년의 침체기에도 감원을 하지 않았다”면서 최근의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싼이중공업은 지난 수년간 중국의 건설활황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구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긴축정책이 시행되면서 굴착기 등 중장비 건설장비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하고 호황기 때 펼친 외상판매 등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현금 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자살 이어져=부동산업계 역시 경기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일부 개발업자들은 부채의 늪에 빠져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달 6일 네이멍구(內蒙古) 바오터우(包斗)의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딩타이즈예(鼎太置業)의 웨이강(魏剛) 회장이 시내 모 호텔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거액의 빚이었다. 그의 부채는 최소한 7억위안(약 1253억원)으로 알려졌다.

바오터우는 희토류, 철광석 등 지하자원의 산지로 지난 수년 동안 중국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중국 중앙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정책으로 이곳의 부동산개발업체들은 판매부진, 높은 차입비용, 유동성 악화 속에 생존의 기로에 몰려 있다.

지난해 4월에도 바오터우에선 후이룽(惠龍)그룹의 진리빈(金利斌) 회장이 사채 빚을 못 갚아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고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는 14억여위안(약 25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다. 이 중 사채빚이 무려 12억3700만위안(약 2200억원)이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8만개가 넘는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올해 단기채무 상환을 맞고 있다”면서 “이들은 도산을 면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등 미분양 물량 해소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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