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좀 미심쩍다 했더니…
경기도 A대학 재직 교수가 창업한 기업에 허위로 취업시켜 통계조작 들통날까 건보료까지 대납
경북 B대학 인턴알선 학생들 출근포기불구 학교, 기업에 수천만원 보조금
지방대학 중 취업률 100%를 자랑한다는 대학이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취업률 통계를 낼 때 ‘꼼수’가 있었다. 꼼수의 수법은 사기꾼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대학에 재직 중인 교수가 창업한 기업에 허위 취업을 시켜 취업률을 높이는 수법은 오히려 순진해 보인다. 인턴으로 취업한 학생을 정규직이라고 조작하기도 했다. 조작된 취업률이 들통날까 봐 등록금으로 허위 취업자의 건강보험료를 대납까지 하기도 했다. 꼼수가 또 다른 꼼수를 부른 셈이다.
경기도 A 대학은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겸임교수 등이 운영하는 업체 13곳에 미취업 학생 63명을 허위 취업시켰다. 학생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인적사항을 업체에 제공했다. 한 학과는 허위 취업이 들통나지 않기 위해 학생의 건강보험료 등 310만원을 학과 실험실습비로 납부했다. 실험실습비는 등록금으로 마련되는 교비에서 지출된다. 허위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등록금을 허투루 쓴 것이다.
경북 B 대학은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마련해 미취업 학생 52명을 14개 업체에 인턴으로 취업시켰다. 두 달간 근무하는 단기 프로그램으로 1인당 50여만원의 인턴보조금이 지급되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결국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 단 한 명도 실질적으로 일을 하지 않았지만 학교 측은 이를 확인도 하지 않고 정부에서 지원받은 교육역량강화사업비 5600여만원을 인턴보조금으로 업체에 지급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2~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4년제 종합대 17개, 전문대 15개 등 전국 32개 대학을 대상으로 취업통계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28개 대학(4년제 13개, 전문대 15개)에서 ▷허위 취업(16개) ▷직장건강보험 가입요건 부적격자 건강보험(7개) ▷과도한 교내 채용(3개) ▷진학자 과다 계상(4개) 등으로 취업률을 최대 10%가량 부풀린 사례가 적발됐다. 교과부는 취업률 조작이 적발된 28개 대학, 교직원 164명에 대해 처벌 조치를 요구했다.
교과부는 취업률을 조작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2월부터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전국 대학 중 2011년 취업률이 전년 대비 급격히 올라가거나 유지 취업률이 낮은 대학을 대상으로 삼았다.
이번 감사에서 적발된 대학은 주로 경기ㆍ경북ㆍ대전ㆍ광주ㆍ경남 등 지방 소재 대학이었다. 학생 유치가 점차 어려워지자 취업률을 속이기까지 한 것. 학생에게 ‘공정의 가치’를 심어줘야 할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 ‘꼼수’를 먼저 가르친 셈이다.
교과부는 이번에 적발된 대학에 대해 각종 사업 등에서 불이익을 줄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 취업률 지표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는 만큼, 각종 실태점검을 통해 취업률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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