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의 질 수축(Des contractions vaginales dans l`espace)
외계 지능 연구 프로그램 ‘세티(Seti)’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뉴 사이언티스트’ 지는 우리 인간들이 그동안 우주에 보낸 모든 메시지 리스트를 게재했다. 가장 믿기 어려운 메시지는 음부에서 나는 노랫소리였다.
우주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 외계인들이 나누는 속삭임, 환영의 인사, 경고성 발언 등 생명의 흔적을 찾아 애쓰며 하늘을 향해 귀를 내민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우주에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어쩌면 우리가 쓴 방법이 틀렸을 수도 있다.
거대한 마이크를 이용해 은하계를 탐색하는 세티 프로젝트의 총책임자 더글라스 와코치(Douglas Vakoch)는 “모든 사람이 듣고 있지만 그 누구도 신호를 보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존재를 우주 전체에 알리기 위해서는 오만하고 어느 정도 미칠 필요가 있다”고 그는 생각한다.
오는 4월 26일부터 29일까지 세티 멤버들은 전략을 제고하기 위해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연구를 ‘능동적 단계’로 옮겨갈 때가 됐다는 판단에서다. 그 예비단계 모임이다. 외계인들을 침묵에서 끌어내려면 첫걸음을 내디딜 필요가 있다.
우리가 첫걸음을 내디딘 지 물론 오래됐다. 그러나 방법을 잘 알지 못하면서 좌충우돌로 나아간 측면이 있다. 인간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알아내기 위해 진지하게 동분서주했다.
가상의 이웃과 어색한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서다. 아마도 귀, 눈 혹은 혀가 없을 존재와 어떻게 소통하느냐가 문제다. ‘뉴 사이언티스트’ 지가 수록한 그동안 인간이 우주로 보낸 모든 메시지 리스트는 우리를 실소하게 만든다. 우주를 향한 첫 메시지는 1972년이다. 금속판에 실제와 아주 비슷한 성기를 가진 남자와 고의로 성기를 지워버린 여자를 그렸다. 털이 나지 않은 두 사람은 미끈미끈하고도 정화된 모습이다.
최초의 금속판은 파이오니어 10호를, 두 번째 금속판은 파이오니어 11호에 실렸다. 2개 탐사선은 인간이란 종자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는 메시지를 외계인들에게 보낸 후 1980년대에 태양계로부터 빠져나왔다.
두 번째 메시지인 ‘아레시보(Arecibo)’ 역시 그보다 더 낫지 않았다. 아레시보 망원경을 이용해 보낸 메시지였는데, 1679옥테트의 정보를 담고 있었다. 메시지에는 DNA의 이중나선구조, 많은 분량의 뉴클레오티드, 극도로 도식화한 인체 실루엣(성기는 제외), 1974년 기준으로 지구 위 사람들 숫자, 태양계 지도가 들어있었다.
M13 구상성단으로 발송된 이 메시지는 현재의 우리에 대한 제한적인 정보를 가진 채 26974년, 다시 말해 2만5000 년 후에 전달할 예정이다.
1974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또 다른 시도가 다양한 이름으로 진행됐다. 1999년에는 캐나다인인 이반 뒤티와 스테판 뒤마가 ‘천체 로제타석’을 발명했다. 이 물건은 상형문자 형태로, 이론적으로는 산수를 할 줄 아는 모든 외계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2003년에는 로제타석이 서로 손을 잡고 있는 남녀 모습을 보다 선명히 보여주는 이미지와 함께 발송됐다. 이번에도 성기 모습은 제외됐다.
2001년에는 유일한 보편언어가 음악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해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소속 라디오 엔지니어인 알렉산더 자이체프(Alexander Zaitsev)가 테레민으로 연주한 전자음악을 큰곰자리 47번(47 UMa)으로 보냈다.
이 별은 우리 태양계와 비슷한 태양계에서 발견된 최초의 별이다.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곳 거주민들은 인간들이 연주하는 콘서트를 2047년에 들을 수 있다. 2008년에는 무명의 사람들과 X파일에 등장하는 여배우인 질리언 앤더슨, 팝그룹 맥플라이 등 일부 스타가 준비한 501개의 메시지가 우주로 발송됐다.
이들은 모두 인간들의 대사(大使) 역할을 하기 위해 선발됐다. 501개 메시지는 적색왜성(赤色矮星) Gliese 581c로 발송되었는데, 2028년에 그곳에 도착할 예정이다. 또 미 항공우주국(NASA)은 러시아인들의 독점을 저지하기 위해 2008년에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란 제목의 비틀스 음악을 폴라리스 행성으로 보냈다. 자이체프는 아주 거대한 별인 폴라리스에서 그 어떤 생명의 형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멸조로 발표했다.
같은 해에 도리토스(Doritos) 사는 EISCAT연구소에 기금을 지원했다. 연구소가 6시간 동안 계속해서 47 UMa를 향해 토르티야 칩스 광고를 내보내는 일이다. 또 이 해에 20세기 폭스 사는 키에누 리브스가 배역을 맡은 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이 개봉하는 것에 맞추어 거대한 광고 캠페인에 돈을 댔다.
영화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은하계인 켄타우루스 자리 알파별(Alpha Centauri)을 향해 보내졌다. 2009년에 ‘코스모스’ 잡지가 홍보를 위해 독자들 메시지를 골라낸 후 ‘헬로우 프롬 어스’란 제목을 붙여 우주로 보내기도 했다. 목적지는 Gliese 581d이며, 2029년에 도착할 예정이다.
외계인들을 유혹하기 위해 지금껏 이루어진 모든 시도들 중 가장 독창적인 것이 하나 있다. 예술가이자 MIT 연구원인 조 데이비스(Joe Davis)가 착안한 것이다. 1986년에 노골적인 인간 모습을 외계인들에게 보내지 않는 사실에 놀란 후 그는 여자 음부의 세세한 부분을 소리로 변모시키기로 마음먹었다.
‘포에티칼 바지나(Poetical Vagina)’라 명명된 프로젝트의 목적은 원심분리 튜브 속에 삽입된 정교한 압력측정시스템을 이용해 무희와 기타 지원자들의 성기가 수축하면서 내는 소리를 녹음하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는 거의 비밀리에 진행되었다. MIT 레이더가 미 공군 소유물인 까닭에 녹음을 허락할 리 없었기 때문이었다.
조 데이비스는 2분짜리 녹음 분량을 1996년 엡실론 에리다니에, 1998년 타우 세티에 보내는 데 성공했으며, 향후 다른 별에도 보낼 예정이다. 현재까지 응답은 없다. 그러나 누가 알랴. 어디에선가 우리에게 보낼 대답을 준비하고 있을지.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사실이 있다. 2006년에 아르테 TV를 통해 방영되면서 동시에 에라이 별을 향해 발사된 ‘코스믹 커넥션’이란 프로에서 ‘수컷’과 ‘암컷’이라 명명된 두 명의 사회자가 파이오니어 호 금속판에 새겨진 사람들 형상으로 자신들 모습을 드러냈다. 차이라면 이 사람들의 벗은 몸에는 털이 나 있었다.
미국인들이 저지른 실수를 만회하면서 프랑스인들이 외계인들에게 금기를 깨부순 모습을 과감히 보여주었던 것이다. ‘코스믹 커넥션(Cosmic Connexion)’은 카르고(Cargo) 필름과 아르테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이미지는 영화 아바타 중)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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