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대신 국력 각축장…중간에 끼인채 당하기만 하는 한국
런던 때 상황 최악 …박태환ㆍ조준호 이어 펜싱 신아람까지
‘정정당당’ 올림픽 정신ㆍ강령 찾을 수 없기에 안타까운 현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기원전 고대 올림픽. 당시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전쟁 중이라도 올림픽 기간에는 휴전했다. 올림픽은 자체가 평화를 상징할 뿐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참가자의 실력을 겨루는 축제이기에, 강한 나라가 국력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나라를 겁박(劫迫)해 승부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막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근대 올림픽은 이 같은 옛 사람들의 정신을 되살리고 있지 못하다. 현재 영국 런던에서 제30회 하계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올림픽은 이미 실력이 아닌 국력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를 위시한 많은 위정자와 각국 정부는 올림픽을 세(勢) 과시의 장(場)으로 이용해 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공식적으로 메달 집계를 하지 않지만, 미디어들은 ‘종합 O위’ 식으로 순위 매기기에만 열을 올린다.
강대국들은 벌써부터 성적에 집착해 더 많은 메달을 갖기 위해 종목별 세계 연맹과 IOC에 ‘입김’을 행사해왔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강대국들은 근대 올림픽 시작부터 ‘한 자리’를 차지했고, 초강대국 미국, 소련의 후신인 러시아, 경제대국 일본도 더 말할 필요가 없다. ‘G2’ 중 하나인 중국도 무시못할 존재다.
그러다보니 중간에 ‘끼인’ 몇몇 나라가 판정에서 손해를 본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다. 몇십년 새 경제대국 중 하나로 떠올랐지만, ‘스포츠 국력’이 그에 못 미치는데다 기존 대국들이 텃세를 부리는 까닭이다.
20세기는 물론 우리가 고도성장을 이뤄낸 21세기 들어서도 2002년(솔트레이크 동계) 김동성(쇼트트랙), 2004년(아테네) 양태영(체조) 등 수많은 오심들이 우리 선수와 국민을 괴롭혀왔다.
이번 대회는 상황이 최악이다. 거의 매일 판정 시비로 얼룩진다. 28일(이하 한국시간) 박태환(수영), 29일 조준호(유도)에 이어 31일에는 펜싱 신예인 신아람이 여자 에페 개인 준결승에서 억울한 패배를 당했다.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라는 올림픽 강령이 새삼 부끄러워진다. 정정당당하게 실력만으로 메달 색깔이 가려지는 올림픽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이제 우리 국민은 밤잠을 설치더라도 ‘심판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승부만을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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