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율 낮아도 거래위축 불가피 일부선 외인 자금 이탈 우려도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여당과 정부가 추진 중인 파생상품 거래세 도입에 대한 증권업계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고사위기에 직면한 증권업계로서는 파생상품 거래세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둬들일 수 있는 세수는 미미한 반면 증권업계 전반에 미칠 악영향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이와 관련해 “관련 부처인 기획재정부와 협의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만 쳐다보는 꼴이다.
정말 사정은 어느 정도일까.
31일 금융투자업계의 따르면 파생상품 시장은 주식워런트증권(ELW) 규제 등에 따라 지난해에 비해 일평균 거래량이 83%나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하루평균 1500만계약이 이뤄지던 파생상품 시장은 올해 6월 15일~7월 12일을 기준으로 250만계약에 그쳤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도 하루 1조8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약 30% 줄었다.
국내 장내 파생상품 수 역시 15개로, 미국(700개 이상) 독일(180개 이상) 등 금융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적다.
문제는 파생상품 시장뿐 아니라 유가증권 시장의 거래대금 역시 급격히 줄어들면서 증권사의 경영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9조원대를 기록하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6월과 7월 현재 5조원대로 줄면서, 전체 증권사 지점의 80~90%는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올해 증권사 지점 1800여개 중 60여개가 폐쇄되고 이로 인해 임직원 9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수 확보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거둬들이는 세금 규모와 관계없이 거래 위축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다. 위탁수수료 등이 없는 파생상품의 거래비용은 낮은 상태여서 세율이 낮더라도 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만이 1998년 파생상품에 거래세를 부과한 이후 외국인이 대거 빠져나간 전례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임원은 “결국 정부가 눈앞의 작은 세수를 위해 시장을 저버리는 ‘소탐대실’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m.com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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