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도그!(Oh, my dog!)

만약 우리가 애완견들에게 인공 음경을 빌려줄 경우, 그들의 옷, 부리망, 장난감 뼈다귀, 목걸이 등을 우리가 빌리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섹스토이와 개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 아주 유사하다는 데 착안해 프랑스 예술가 리디 장-디-파넬(Lydie Jean-dit-Pannel)은 Z 비디오를 제작했다. Z는 당연히 ‘자르비(zarbi)’, 곧 ‘이상한’을 뜻하는 은어의 첫 철자를 지칭한다.

은어로 자기 페니스를 지칭하는, 아주 아름다운 단어가 존재한다. ‘내 뼈(mon os)’란 단어가 그것인데, 우리 모두를 갉아먹는 욕망을 암시하고 있다. 거의 못 말릴 정도로 남근을 매혹적으로 느끼는 동물적인 이러한 욕망이 우리와 맺고 있는 관계는 수골(髓骨)이 식인동물과 맺고 있는 관계와 유사하다.

씹는 장난감이라는 주제를 과장해 표현하면서 리디 장-디-파넬은 ‘오, 마이 도그!’란 비디오를 제작했다. 비디오는 감독의 애완견인 지기(Ziggy)가 사람 몸 모양의 거대한 채색 이중 음경을 가지고 노는 장면을 찍은 것이다. 애완견은 거의 광분하면서 그것을 물어뜯고 핥는다.

동물 성애적인 비디오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와는 정반대다. 귀두를 산산조각내고 꼬리를 광적으로 흔들어대면서 지기는 이중의 인공 음경을 즐겁게 다룬다. 3월 18일부터 22일까지 그랑팔레에서 열리는 ‘아트파리+게스트’ 미술제를 통해 이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가능하다.

“작품은 2007년 파리 소재 파스칼반회케 화랑에서 열린 ‘고드 미히(Gaude Mihi) 전시회’의 일환으로 제작됐습니다. 예술가들에게 주문한 내용은 섹스토이를 주제로 작업해 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섹스를 공개적으로 다룬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반면 오래전부터 동물 문제와 컬렉션에 관련된 연구와 제작에 관심이 많았죠. 이러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나는 애완견 지기와 나눌 수 있는 단순하고도 직접적인 대화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여기로 와!/너 정말 예쁘다/괜찮아?/좋아!/음, 아주 좋아!/장난감 어디 있니?/장난감 찾아와!/아주 잘했어!/장난감이 아주 멋지구나’ 등이 그것들입니다.”

이중 음경을 와작와작 씹어대는 지기 모습은 약간 혼란스럽게 느껴진다. 지기가 이 새로운 장난감에 열광하고 있음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리디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카메라 면전에서 내가 지기에게 인공 음경을 던져줬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런 생각이 없었습니다. 지기는 그것을 죽도록 사랑했습니다.

처음에 소심하게, 그다음에는 부드럽게, 그리고 점점 더 게걸스럽게 그것을 빨기 시작했죠. 사나운 이빨로 그걸 물어뜯은 다음에는 한쪽 끝과 다른 쪽 끝으로 그걸 갈래갈래 찢어놓았습니다. 기진맥진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하고서요.

카메라를 계속 들이대면서 나는 지기를 격려했고, 개의 시선을 담기 위해 애완견에게 지속적으로 말을 건넸습니다. 그 후에는 사후 작업 형태로 입을 헤벌리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모습, 귀두를 핥는 혀, 멍한 표정, 정액이라고 믿게 만드는 지기의 침 등의 이미지가 외설적 양상을 부각시켰습니다.

그 결과, 개의 순진무구한 모습을 담은 3분짜리 행복한 영상이 만들어졌습니다. 자신의 ‘뼈’를 가지고 노는 개의 모습은 1970년대의 포르노 영화를 연상시킵니다. 지기는 거의 포르노스타로 등극하고 있습니다.”

외관상 리디 장-디-파넬의 비디오는 순전히 유희적이다. “‘오, 마이 도그!’의 제작은 단순한 장난에 불과하다”고 예술가는 강조한다. 그러나 유희에 대한 생각 자체가 오히려 작품에 깊이를 부여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유희적 본능은 사물들을 전복시킨다.

먼저 ‘신(god)’이란 단어를 골라낸 다음, 그것을 뒤집어 ‘개(dog)’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dog’는 회문(回文)이다. 다시 말해 왼쪽으로부터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어도 순서가 똑같은 문장이나 단어를 의미한다. ‘에로스가 날아오르다(Eros s’essore)’, ‘이브가 꿈꾼다(Eve reve)’, ‘오 이 메아리(Oh cet echo)’ 등이 그에 해당하는 표현들이다.

동일한 방식으로 이중 음경은 오른쪽이나 왼쪽 양끝으로 빨 수 있거나 먹어치울 수 있다. 두 개 머리를 가진 이 음경은 야누스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야누스는 통행과 교차, 변화와 전이를 관장하는 두 개 얼굴의 신이다. 단어들과 액세서리들의 선택 차원에서 바라볼 때 이러한 놀이는 전혀 순진무구하지 않다.

야누스란 단어는 라틴어로 ‘문’을 의미한다. 두 개 방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장소란 의미로서, 기지(旣知)와 미지(未知), 과거와 미래, 빛과 어둠 사이의 이동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여행과 구도(求道)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자신이 제작한 비디오의 상징적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리디 장-디-파넬은 일부 모호한 오브제를 화면에 추가했다. 이중 음경을 물어뜯고 있는 지기 모습 주변으로 온갖 종류의 장난감을 배치했던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옷, 복대, 부리망, 끈, 가죽 목걸이, 밧줄, 고리, 가죽 채찍 등의 장난감이 섹스숍에서 찾아낼 수 있는 물건들과 흡사하다.

리디는 “전문가게에서 팔리는 애완견용 장난감들이 성행위에 필요한 액세서리들에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고 지적하면서 ‘슈터’ ‘바닐라 부머’ ‘오르카 그리퍼’ ‘익스트림 콩’ ‘교육적 토이’ 등의 이름을 즐겁게 열거해준다. 판매용처럼 진열대에 놓인, 연상작용을 일으키는 이 액세서리들은 역설적인 터치를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섹슈얼리티가 하나의 유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유희는 젠더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버린다. 우리를 동물로 만들며, 동물들에게 거의 인간적인 양상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또 우리를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게 하는 동시에 이상한 지평 쪽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달콤한 방식으로 몸을 둥글게 웅크리는 이상한 쾌락으로 말이다.

3월 18일부터 22일까지. 그랑팔레 중앙홀에서 열리는 ‘아트파리+게스트(Art Paris+Guests)’ 행사의 일환으로 파스칼반회케(Pascal Vanhoecke) 화랑은 ‘오, 마이 도그(Oh, my dog)’ 작품을 전시한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3월 22일(월)에는 오후 6시까지 오픈한다.

(이미지는 장-디-파넬의 비디오 작품의 주인공 지기(Ziggy)) 글=아녜스 지아르(佛칼럼니스트), 번역=이상빈(문학박사ㆍ불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