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안켜고 내비도 작동못해 “길 잘몰라”승객들 불만 목소리 “어른공경”정서상 규제 어려워
내비게이션 작동법을 잘 몰라 길을 헤매는 택시기사, 카드를 잘 받지 않으려는 택시기사, 뻥 뚫린 도로에서 시속 20~30km로 달리는 택시기사,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고 달리는 택시기사,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천천히 차선을 바꾸는 택시기사.
다 그렇지는 않지만 고령자 택시기사에 대한 승객들의 일반적인 불만이다.
고령자 택시기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 고령자 택시기사들의 사고율도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은 난항을 겪고 있다. 고령 운전자 증가에 따라 선진국처럼 정밀 건강검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국민정서상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현재 65세 이상 택시기사는 3년에 1번, 70세 이상은 2년에 1번 운전정밀검사를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운전사는 택시 영업을 할 수 없고, 면허를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매도해야 한다. 운전정밀검사는 속도 추정능력 등 만약의 상황에 반응하는 순발력 정도를 측정하는 것.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고령 택시기사 운전정밀검사 강화 방안을 이달 말 입법예고하기 위해 내부 검토 중”이라며 “다만 노인단체, 타 정부부처 등의 반대가 심해 내부적으로 쉽게 결정을 못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방안이 노인공경 정서에 반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노동부는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점을 들어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며 “그러나 이 문제를 계속 방치해선 안 된다. 국민에게 의견을 물어봐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국토해양부는 2007년에도 이 방안을 추진하다가 노인단체 등의 반발로 실패한 바 있다.
그동안 고령자 택시기사의 건강상태를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전국의 만 65세 이상 택시운전사는 3만1438명으로, 전국 택시운전 종사자 28만7660명의 11%에 이른다. 2001년 1.4%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운전자의 비중이 10년 사이 10배나 늘어난 것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로 숨진 사망자 수가 지난해 605명으로 2001년(232명)에 비해 약 2.6배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택시면허를 취득할 때 의무적으로 운전정밀검사를 받은 뒤 사고를 냈을 경우에만 추가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70세 이상의 경우에는 5년마다 형식적으로 치러지는 적성검사가 유일하다.
일본의 경우 택시기사 정년은 75세이다. 뉴질랜드는 80세 이상이면 2년마다 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의 일부 주에서는 70세 이상의 경우 1~2년에 한 번씩 의료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민상식 기자> /m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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