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장외시장 만들어 선물거래 알선…중개수수료 120억원 챙겨 -선물거래계좌 부적격자 대상 회원 1만여명 회원 모집 -대여계좌ㆍ미니선물 모두 불법…불법 투자자 처벌 근거 현재까진 없어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담보금 50만원으로 1억2500여만원 상당의 선물거래를 가능토록해 투기 거래를 유발한 불법 선물투자 중개업체 수십 곳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을 통해 불법 투자를 한 투자자들만 1만여명에 달한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지 않고 총 2000억원 상당의 주가지수 선물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12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로 불법 선물투자 중개업체 대표 A(38)씨를 구속, 또다른 업체 대표 B(42)씨에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26개 업체 관계자 5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투자자들의 수익금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중개업체 대표 C(35)씨에 대해 수배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 34명은 무인가 선물거래사이트 11개를 개설해 9033명의 회원을 모집한 후 지난 2011년 10월부터 지난 6월까지 투자자들에게 50여만원의 담보금을 받고 선물거래를 위한 증거금이 예치된 증권계좌를 대여(대여계좌)해 선물거래를 중개하고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89억원 상당의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B(42)씨 등 10명은 거래소 시세 정보를 이용해 가상 선물거래 매매서비스(미니선물)를 제공해 수수료 이득을 챙겼다. 이들은 불법 중개 사이트를 개설해 2011년 4월부터 지난 5월까지 935명 회원을 모집한 후 가상 매매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은 가상 서비스 제공을 위해 별도의 HTS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B씨 등은 72억원 상당의 가상 매매서비스를 제공하고 매매손익을 직접 정산하며 중개 수수료 명목으로 19억원을 챙겼다.

경찰은 이들이 선물거래를 위한 증거금 1900여만원을 구할 수 없거나 정식 투자업체가 요구하는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는 부적격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회원을 모집해 불법 투자를 알선했다고 밝혔다.

업체를 통해 불법 선물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불법 선물거래임을 알면서도 적은 담보금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법상 미인가업체에 투자를 한 행위와 불법임을 알고도 투자를 한 투자자들을 처벌할 근거는 없는 상태다.

경찰은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을 심리를 이용해 불법 중개업체들이 과도한 레버리지로 투자수익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투기거래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선물중개업체가 유명 포털사이트에서 쉽게 검색이 되는 만큼 만연돼 있는 현실이다. 투자증권사가 운영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불법 사이트로 보면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