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해 가수 아이유는 피겨여왕 김연아와 모 방송국 프로그램의 로고송을 같이 불렀다. 이 로고송의 음원 수익금 전액은 피겨 꿈나무 육성기금으로 기부됐다. 아이유는 앞서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무대에서 무료공연하기도 했다. 행사 출연료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톱 가수의 무료 공연은 금새 화제가 됐다.

분야를 불문하고 자신의 전문성을 이용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른바 ‘프로보노’(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처음 국내에 소개될 당시만 해도 용어 자체가 생소했지만, 이제는 사회 각계각층이 참여하면서 기부문화의 한 양태로 뿌리내리고 있다. 예전처럼 단순히 돈으로 기부하는 문화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최근 전파를 타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영상광고에는 윤도현밴드가 노개런티로 출연, 타이틀곡인 ‘흰수염 고래’의 음원사용료 등 촬영비 일체를 받지 않는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중학생 씨름선수 김성식 군의 실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공동모금회의 뮤직다큐멘터리에는 여성 4인조 그룹 쥬얼리가 바쁜 스케줄을 쪼개 주제가를 열창했다. 오세훈 감독과 박덕상 작곡가도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했다.

앞서 2009년에는 가수 이문세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자와 함께 만든 노래 ‘이 겨울이 날 지나간다’의 저작권을 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저작권법에 따라 이문세 사후 50년까지 이 노래에 대한 저작권과 음원수익금은 공동모금회가 갖게 된다.

비단 연예인들만이 재능기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현태 라뷰티코아 대표이사는 최근 저소득층 여성을 매장으로 초대해 원하는 머리스타일을 연출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올해 초에는 안면장애인들과 저소득층 여성을 상대로 뷰티클래스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립미술관 등 시내 곳곳에서 열린 ‘2011 서울사진축제’에 참여한 22명의 작가들은 자신들의 작품을 경매에 내놓고 그 수익금을 기부했고, 재불 여류화가 한미키(61, Han Micky)화백이 기탁한 뎃생 작품 100여점에 대한 수익금 전액은 공동모금회의 이웃사랑 기금으로 조성됐다. 또 크로키 소품전을 열었던 이계익 전 교통부장관은 인사동 서울화랑에서 자선전시회를 열고 그동안 그려온 자화상, 인사동 풍경, 인물 등 크로키 작품을 모두 내놓고 판매 수익금을 쾌척했다.

이제 이러한 재능기부는 사회 저명 인사들만의 특권이 아니다. 재능기부를 위해 일반인들로 구성된 단체가 결성되고, 블로그나 카페의 활동도 활발하다. 의료, 법률, 교육, 경영전략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대학생들의 외국어통역 자원활동에서 기업 내 동료들로 구성된 커뮤니티까지 프로보노의 외연은 무한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나눔이란 금전적인 기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나눔의 근본정신은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 재능으로, 시간이 있으면 자원봉사로 공동체 발전을 위해 자신의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라며 “자신의 재능기부로 나눔에 함께 하신 분들이야말로 행복한 공동체를 만드는 진정한 ‘행복나누미’ 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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