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가을 결혼 성수기를 맞아 일반 냉장고와 김치 냉장고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반 냉장고가 대형화, 다문화(多門化)의 흐름속에 김치 냉장고 기능을 흡수하고 있다면, 김치냉장고는 스탠드형으로 탈바꿈하고 각종 편의기능을 더하면서 일반냉장고의 영역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내놓은 900리터 대형 냉장고 ‘지펠 T9000’의 경우 자주 쓰는 냉장실은 위로, 무거운 음식을 주로 보관하는 냉동실은 아래로 배치하는 프렌치도어(FDR) 형식을 취했다. 삼성전자의 독자적인 ‘트리플 독립냉각’ 기술로 냉장실과 두개의 냉동실에 냉각기가 각각 채용돼 각 실별로 최적의 온도를 유지시켜주는 데, 특히 우측 하단에 위치한 ‘참맛 냉동실’은 -23℃~2℃내에서 냉동, 냉장, 특선, 살얼음 등 4단계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이가운데 ‘특실’(-1℃)로 설정하면 174.5리터의 적지않은 공간을 김치 보관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흐름은 올해들어 계속 되어 왔다. 대우일렉이 지난 4월 출시한 양문형 냉장고 신제품 ‘클라쎄 큐브’는 기존 냉동실, 냉장실과 함께 우측 하단에 ‘스페셜 큐브’라는 김치전용 냉장 공간이 있다. 약 180~210리터의 공간에 10포기 가량의 김치를 보관할 수 있다. 김치보관을 위해 별도의 2중 단열구조와 센서를 적용했고, 스페셜셜 큐브 안에 문을 또 하나 따로 갖췄다. 고습도 냉각기를 채용해 습도를 최대 80%까지 유지해주기 때문에 신선한 야채 보관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냉각기술이 발달되고 800리터 이상의 대용량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이 굳이 별도의 김치냉장고를 사지 않아도 되게 만든 것이다.

김치냉장고들도 넋놓고 있지는 않다. 대형화의 바람 속에 각종 편의 기능을 흡수하면서 일반냉장고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508리터 급 대형 김치냉장고를 선보여 인기를 끈데 이어, 이달 중 위니아 만도 역시 대용량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예 냉장고 처럼 외관을 바꾼 대용량의 스탠드형 디자인들도 인기다. 특히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의 판매량은 6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니아만도의 경우 지난 5-6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의 판매가 지난해 대비 63%나 늘었다.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상단은 일반 냉장고처럼 옆으로 열수있게 한 모델이 대부분이다. 외관만 보면 일반 냉장고와 구분하기 어렵다. 상단은 온도 설정을 냉장실로 바꿔 일반 반찬이나 야채, 육류, 과일 등을 보관하는 용도로 쓸 수 있게 했다.

일반냉장고와 김치냉장고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불황에도 김치냉장고 시장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탓이다. 김치냉장고는 지난 2008년 이후 4년간 100만대 이상의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김치를 넘어 신선 식품 보관으로 김치냉장고의 용도가 확대되면서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교체 및 추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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