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ㆍ김인혜 인턴기자]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가짜 석유를 만들어 팔다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가짜 석유 세녹스를 판매한 A(42) 씨 등 제조일당 7명을 붙잡고 원료를 제공한 일당을 추적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외국인 노동자가 포함돼 있는 이들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17억원 상당의 가짜 석유를 팔았다. 지난 7월 대구에서도 등유에 연료 첨가제를 넣어 13억원 상당의 가짜 경유를 제조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가짜 석유를 만들어 팔다 적발된 사례가 올해에만 543건으로 총 749명이 입건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월에 60건이었던 가짜 석유 단속 건수는 지난 6월 106건으로 증가하는 등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7월에는 71건으로 줄어들었으나 이는 5~6월 집중 단속에 따른 것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가짜 석유판매가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기름값 상승에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1월1일 1ℓ당 1933원이었던 휘발유값은 4월22일 2062원대로 최고점을 찍고 내림새를 보였지만 7월 중순께 1891원으로 최저점을 찍으며 다시 오르고 있다. 20일 현재 휘발유 값은 1981원으로 지난달 17일부터 32일째 올랐다.
경찰관계자는 “가짜 석유는 세금이 붙지 않는 저렴한 석유를 썪어 쓰기 때문에 진품보다 가격이 싸,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도로위에서나 주유소 등지에서 가짜 석유를 판매하다 적발되는 건수가 느는 가운데 이들이 안전검사가 미흡한 상태로 영업을 하는 상황이라 폭발 사고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가짜석유를 팔던 수원과 화성의 주유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같은해 10월 안산에서 가짜 석유를 넣은 차량이 폭발하기도 했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이들 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소들은 가짜석유용 비밀탱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숨기기 위해 안전 검사를 받지 않아 가스가 누출되기 쉽다”고 말했다.
가짜석유를 판매하는 주유업자들은 늘고 있지만 이들을 단속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미흡한 편이다. 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석유 업자들이 판매과정을 수기로 작성해 협회를 통해 석유공사로 보내고 있지만 의심이 되는 상황이 발생해도 두 세달이 걸리는 일이라 단속 전에 업주가 폐점해 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전산시스템으로 전환하자는 법이 입법예고가 돼 있으나, 주유협회가 현재 법안 추진 무산을 시도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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