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민주노총이 14일 당에 대한 지지를 전면 철회했다.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과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인 조준호 전 대표에 대한 중앙위 폭행사태로 지난 5월 ‘조건부 지지철회’를 선언한 기존 입장에서 ‘조건부’를 삭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신당권파는 신당 창당의 명분과 동력을 모두 얻게 됐다.

민주노총은 당권파 성향의 조합원들이 민주노총의 지지철회 선언에 거칠게 반발했으나 표결 끝에 39명 중 27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민주노동당 창당주역인 민주노총이 12년 만에 구당권파와 결별을 선언함에 따라 각 산별노조별 집단탈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 6월 말 금속노조, 보건의료노조, 서비스연맹, 사무금융연맹, 화학섬유연맹 등 10개 산별노조가 강기갑 혁신지도부 지지를 선언했다. 최근 수백명의 조합원이 집단탈당한 현대증권 노동조합의 민경윤 위원장은 13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혁신모임 수도권 보고대회에 참석, 신당권파의 신당창당에 힘을 실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날 오전 라디오방송에서 “(집단탈당 가속화) 예측은 당연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기준으로 통진당 진성당원 7만5000명 중 3만5000명이 소속된 민주노총이 집단탈당하면 통진당은 구당권파만의 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신당권파는 민주노총의 이번 결정에 짐짓 비통한 심경을 드러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신당 창당의 동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당내의 어떤 세력이나 정파 간의 이해와 무관한 민주노총의 독자적이고 주체적인 결정”이라며 신당 창당과 선을 그었지만, 이미 각 산별노조에서 신당 창당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히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전날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신당지지를 명시화하자는 의견을 피력한 산별노조 대표도 있었다.

신당권파인 이정미 대변인은 “참담하고 비통하다”면서도 “통진당에 대한 매서운 결정 앞에 진보정치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는 길을 이른 시일 안에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당권파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신당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는 아직 이르다. 신당이 창당되면 지지 여부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