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12범 성폭행하려다 살인…

이동경로는 나오지만 전혀 통제할 수 없어 착용자엔 심리적으로만 압박

1인이 8명…관리인력도 태부족 일부선 전자발찌 무용론도

지난 20일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에서 두 자녀의 엄마인 한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여성의 저항에 부딪혀 미수에 그치자, 여성을 처참히 살해한 A(42) 씨.

그의 왼쪽 발목에는 ‘전자발찌’가 차 있었다. 이 전자발찌는 범죄자를 관리하기 위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채워진다.

그러나 이 전자발찌가 전혀 A 씨를 통제하지 못했다. A 씨가 전자발찌를 차고 이동할때 보호관찰소 모니터에는 한 점(點)으로 이동경로가 나왔지만, 이를 문제 삼을 수가 없었다. 전자발찌를 차더라도 이동범위 등은 애초 통제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범죄 전력이 있어 전자발찌 착용자에 대한 관리ㆍ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자발찌가, 심리적 압박용 외에는 특별한 범죄 관리 및 통제를 할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할 수 있는 관리인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133명의 보호관찰관이 전국 1030명의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하고 있다. 보호관찰관 1인이 약 8명의 전자발찌 착용자를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상황은 더욱 심각해 서울보호관찰소에 근무하는 보호관찰관 3명이 모두 59명을 관리하고 있다.

보호관찰관은 매달 평균 5회씩, 30분에서 1시간 동안 전자발찌 착용자를 만나, 재활노력 여부, 위치경로 파악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발찌 착용자의 실질적인 관리에는 역부족이다.

박경래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전자발찌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에 비해 이를 관리하는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보호관찰소 관계자 역시 “사실 인원이 부족하고 업무량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일반 공무원과 달리 야간 출동 등으로 밤 11시에 퇴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자발찌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범죄 통제 능력을 상실해 재범률을 줄일 수 없는 전자발찌 제도를 구태여 유지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관계자는 “전자발찌를 도입한 후 재범률이 9분의 1로 줄었다고 하지만, 한국보다 전자발찌를 도입한 역사가 오래된 선진국의 경우 오히려 재범률이 높다는 통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