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 재벌 재조명 움직임
한국 재벌에 대한 외국의 평가가 변하고 있다.
영국의 유력 경제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과 LG가 ‘규모의 경제’와 실용경영을 통해 재벌의 구조적 단점을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는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해 ‘은둔의 왕’이라 소개하며 그의 경영 전략을 분석하기도 했다. 과거 부정적 이미지 일색에서 이제는 긍정적 평가도 이어진다. 이들이 한국 재벌에 대해 재조명하는 이유는 뭘까.
그간 한국의 재벌은 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방해하는 최고의 적으로 평가받았다. 작은 지분으로 여러 회사에서 강력한 경영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황제경영’은 기업의 효율성이나 생산성 증대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삼성 LG 현대차 등 한국의 대표 재벌들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해외에서 한국 재벌에 대한 평가가 바뀐 이유는 바로 기업 내 총수의 역할을 인정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기업들은 외부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전문경영인들은 해마다 실적에 대해 평가를 받기 때문에 변수에 민감하게 대응하지만 위기상황에서 그룹 전체의 이해를 위한 ‘자기희생’을 기대할 수는 없다.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투자 역시 결정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 총수는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경영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각 계열사의 이해관계와 사업상 특징을 고려해 그룹 전체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총괄ㆍ조정할 수 있어 위기에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가족 지배 기업들은 장기적 안목에서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신속한 의사 결정, 위기상황에서의 구심점이 되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물론 이런 이유로 교만해져서는 안 되지만, 재벌에 대해 해외에서 어떤 이유로 재평가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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