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ㆍ백웅기 기자]최근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의 재건축 사업을 위한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인근 지역 전세 시장의 불안도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총 6600가구에 이르는 최대 재건축 단지인 만큼 가락시영發(발) 선이주가 강남 일대 전세난을 불러오는 등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서울시는 재건축 선이주에 제동을 걸겠다는 밝혔지만 단순한 엄포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송파 1억원대 전세물량 품귀…세입자 서울 외곽행=가락동 일대 전용면적 40㎡ 중반대 빌라 전세 물량은 이미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가락동 H공인 관계자는 “가락시영 아파트에 살던 집주인들이야 이주비 받아서 좀 더 괜찮은 집으로 이사할 수 있을 지 몰라도 세입자들은 대부분 1억원 전후의 낡은 빌라를 구하고 있다”며 “그런 전세 물량 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 (가락시영) 세대수가 워낙 많아 감당이 안된다”고 말했다.
당초 가락시영 조합 측도 현재 거주중인 1200가구의 조합원들의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이주비를 4회에 걸쳐 분산 지급해 이주시기 속도조절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세입자들은 당장 전셋집 구하는 데 애를 먹는 실정이다.
오금동 B공인 관계자는 “송파구내 다른 아파트에 들어가기는 언감생심이고, 신축 빌라도 1억원 후반대에 가격이 형성돼 기존 가락시영 전셋값보다 비싼 수준이어서 수천만원 가량 전세 대출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물량이 적으니 가격도 오름세여서 한달새 평균 1000만원 이상 전셋값이 뛴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정동의 M공인 관계자도 “다른 중개업소에 나온 전세 물건을 한 손님에 소개해줘 계약하겠다고 얘길 전해놨는 데 다음날 가보니 1000만원 비싸게 다른 사람이랑 계약을 한 경우도 있었다”며 “전세물건을 찾기 어려운 손님들은 아예 성남쪽으로 물건을 알아보더라”고 말했다.
▶재건축 선이주 제동 단순한 엄포 수준…별다른 제제 방안 없어= 서울시는 최근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를 대상으로 재건축 선이주에 대해 행정지도를 강화해 조합원의 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하지만 이같은 서울시의 방침은 단순한 엄포용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 초 조합원 개인의 분담금이 명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한 이주를 강행해 주민 재산권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25개 자치구에 관련 내용을 담은 공문을 내려보냈다. 시는 당시 공문을 통해 “선이주로 인한 주민의 피해가 발생되지 않고 정해진 절차를 준수하도록 관내 재건축사업장에 대한 홍보와 관리ㆍ감독 등 행정지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각 지자체에 당부한 바 있다.
선이주는 말 그대로 분담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추후 조합원이 재산권을 행사할 때 불리한 지위에 놓일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입장이다.
이후 각 지자체는 이를 일선 조합들에게 전달한 상태. 하지만, 해당 지자체들은 공문을 전달하는 것 외에는 달리 취할 조치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원들이 총회를 열고 의결 정족수를 채워 선이주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이를 강제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 사실상 권고 수준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실제 가락시영 아파트는 송파구청으로부터 공문을 전달받았지만, 예정대로 선이주에 돌입한 상태다. 최근 소형주택 30% 상향 내용을 담은 정비계획안의 결정 고시 이후 선이주 작업은 보다 탄력을 받고 있다. 이어 역시 선이주를 결정한 신반포1차 재건축 아파트 역시 당초 예정대로 오는 12월 1일부터 선이주를 시작하기로 했다. 조합 관계자는 “선이주는 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으로 예정대로 12월부터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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