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 폭염과 장마가 지리하게 이어진다. 마음 같아선 에어컨의 설정온도를 18도로 맞추고 찬 바람에 사정없이 몸을 맡기고 싶지만, 절전바람에 에어컨 온도를 1도 낮추기가 눈치보이는 요즘이다.
하지만 에어컨의 찬 바람을 일년내내 지겨울 정도로 맞아야 하는 사람들도 있다. LG전자 연구소 요소기술팀의 H&C(휴먼 앤 컴퍼트)팀이 그들이다.
8명으로 구성된 팀은 에어컨이나 히터의 바람을 연구하는 일명 ‘바람돌이’들이다.
“집에 돌아오면 무조건 에어컨을 18도로 트는 분들이 많은데 그러면 오히려 몸이 빨리 식어서 추위나 불쾌감을 느끼기 쉽다. 순차적으로 온도를 낮춰갈때 쾌적함이 더 오래 유지된다”
이들이 쫓고 있는 것은 쾌적함이다. 단순히 ‘실내를 얼마나 빨리 시원하게 만드느냐’가 아니라 상황별로 사람이 얼마나 쾌적함을 느끼고 그 쾌적함이 얼마나 지속되느냐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10℃~40℃가 조성 가능한 특수 실험실에서 종합적인 실내환경질(IEQ)을 연구한다. 건축환경, 인체생리, 인간공학, 전자공학, 주거환경 등 각기 다른 분야를 전공한 8명의 전문가들이 온도, 습도, 기류, 활동량, 대사랑, 착의량(着衣量) 등의 종합적인 데이터를 이용한다.
“식당이나 백화점 같은데 가면 당장에 에어컨이 눈에 먼저들어온다. “여기는 PMV(쾌적함을 측정하는 지수)가 얼마쯤 되겠구나. 온도를 좀 높여야 더 좋은데” 이런 생각을 한다. 직업병이다(웃음)”
LG의 에어컨 기술이나 판매량은 세계적으로도 톱클래스다. 바람의 질이 좋을 뿐아니라 인체감지 센서등을 이용해 사용자 중심의 환경을 구현하기 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예컨데 중동쪽에 수출되는 에어컨은 다른 지역보다 바람이 세고 공기청정 기능이 더 강하다. 실내 흡연율이 높고 환기가 어려운 현지의 주거ㆍ생활문화를 반영됐기 때문이다. 열대야가 심한 동남아 지역에서는 수면 기능이 강화되어 있고, 일부 지역의 모델에는 댕기모기를 막아주는 기능도 들어있다.
국내에서도 설악산의 실제 바람을 모델링한 ‘숲속바람 에어컨’, 학생들이 동일한 쾌적성과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한 ‘학습전용 에어컨’바람’ 등 특화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 8명의 바람돌이들은 1년에 수없이 많은 실험과 현장답사를 거듭한다. 몸무게의 몇배나 하는 무거운 장비를 끌고 산골짜기를 누비거나, 혹한의 날씨에도 실험실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아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그렇다보니 감기를 달고 살기도 한다.연구원들의 그런 노력에 비하면 국내 에어컨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은 아쉽다. 다들 빨리 시원해지는 데만 급급하다.
“고객들이 에어컨에 탑재된 각종 기능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해주시면 좋겠다. 단순히 에어컨을 팔려고 이름만 붙여놓은 게 아니다. 수백번의 실험을 통해 검증된 기능이다. 이용해보시면 전기도 훨씬 아끼면서 더 오래 쾌적함을 느끼 실 수 있다”
에어컨 박사들이 말하는 팁 한가지.
에어컨을 틀었다 끌때는 반드시 송풍모드로 일정시간 가동 후에 끄는 것이 좋다. 바로 꺼버리면 에어컨 내부에 습기가 남아있어 곰팡이나 세균등이 발생할 수 있다. 에어컨 내부에 남아있는 냉기를 전기료 부담없이 더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열대야의 경우에는 자기 직전에 에어컨을 1시간 정도 가동하는 것이 숙면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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