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에 대한 비주류 반발심리 투영 안철수 신드롬 현상 주요 원동력으로
2012년 한국사회를 뒤덮은 안철수 현상을 ‘B급 정치문화’라고 명명한다면(?). 아마 안철수 지지자는 거품을 물고 “안철수가 무슨 저급문화냐”고 반발할게 뻔하다. 하지만 B급 문화를 주류에서 벗어난 하위문화(sub-culture)란 사전적 의미를 좀더 넓혀서 보고 해석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월가 시위’ ‘1% 대 99%’로 상징되는 전 세계적 사회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도전이 ‘안철수 현상’에 그대로 투영돼 있는 것이다. 이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웬만해서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안 원장의 주요 지지층은 2040세대를 필두로 화이트칼라 중산층, 수도권이 꼽힌다. 특히 그를 향한 젊은 세대와 중산층의 지지는 절대적이다. 현재 우리 사회 중산층은 신분 상승에 대한 희망을 접은 지 오래됐다. 언제 하위계층으로 추락할지 불안불안하다. 2030세대는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과 취업난에 절망하고 있다. 사회학자는 우리사회의 심각해진 부의 편중 현상, 주류에 대한 비주류의 반발심리와 현실에 대한 절망ㆍ불안이 ‘안철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주요 원동력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지난 9일 헤럴드경제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전국 20세 이상 성인 10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절반이 넘는 50.1%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스로 고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1.9%에 불과했다. 막강한 비주류 유권자로 인해 안철수 현상이 쉽게 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치전문가는 안철수 현상을 B급 정치문화보다는 기성정치에 대한 대중의 실망을 반영한 ‘대안정치의 모색’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김용철 부산대 교수(정치학)는 “(안철수 신드롬은) 정치권에 대한 대중의 불신, 그 대안으로서 대중친화적인 이미지를 지닌 안 원장의 등장과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기성정치권에서 보면 안 원장은 어느 한 정당에도 뿌리를 두지 않는 변방에 있지만,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그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 오던 기성정치 체제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안철수 현상을 주류문화와 다른 문법에서 찾는다.
그는 “대중은 변화를 바라지만 이전과 같이 계급적ㆍ투쟁적 방식을 원하지는 않는다. 외려 안 원장처럼 정서적이고 자신에게 와닿는 변화 방식에 더 공감한다”면서 “정당정치는 민주주의의 본령인 것 같지만 사실은 민주주의의 대리자일 뿐 결코 본질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안 원장의 리더십도 철저히 ‘B급을 지향하고 있다’ 고 평가했다.
김 씨는 “ ‘내가 잘났으니 나를 뽑아달라’는 과거의 리더십은 선호받지 못한다. 안 원장처럼 지지를 받을수록 한 발 물러서고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국민이 동의하면 그것에 따라 행동을 하겠다’는 2인자형 리더십에 대중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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