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진행된 애플과의 특허 침해사건 1심 재판에서 완패함에 따라 단기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심원 평결에서 결정한 삼성전자의 배상금은 10억5천185만5천 달러(약 1조1천939억원) 수준으로 시장 예상치인 5000억원 보다 높은 수준이다.
27일 증시전문가들은 향후 갤럭시 S3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은 물론, 소송 손해배상 금액 충당 등의 리스크가 부각될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리스크를 반영할 경우 현주가대비 10% 수준 할인된 114만원 내외가 단기 저점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지난 2011년 8월이후 최대로 벌어진 삼성-애플 간 시가총액 수준과 3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9~10월께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시 상승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는 증권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날 제시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대신증권과 동부증권이 200만원, 한국투자증권은 170만원, 삼성증권은 155만원으로 투자의견은 모두 ‘매수’ 등급을 유지했다.
▶삼성전자, 애플에 완패=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진행된 애플과의 특허 침해사건 1심 재판에서 완패했다. 이 사건 배심원단은 지난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양 사간 특허소송 1심 평결심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대부분이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디자인과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상품의 외관 혹은 느낌을 포괄하는 지적재산권 보호장치) 등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보고 10억4천934만3천540달러(약1조1천910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앞서 10억5천185만5천 달러(약 1조1천939억원)를 배상하라고 평결했으나 일부 평결에 문제점이 발견돼 액수가 조정됐다.
이는 당초 요구했던 배상액 27억 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이지만 미국 특허소송 배상 규모로는 여전히 손에 꼽히는 수준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특히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이 일부 삼성의 특허 침해가 의도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한 점을 감안해 루시 고 담당판사가 최종판결시 징벌적 배상을 고려할 수도 있어 배상규모는 이보다 커질 수도 있다.
배심원단은 그러나 삼성전자가 제소한 애플의 삼성전자 특허 침해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애플이 삼성전자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은 없다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이날 평결을 통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부분이 애플의 디자인 특허 4건 가운데 태블릿PC와 관련된 특허를 제외한 3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애플이 ‘바운스 백(화면이동시 가장자리서 튕겨내는 기능)’ 등 자사의 기술 특허 3건을 삼성전자가 침해했다고 주장한 부분도 모두 인정하는 등 애플이주장한 특허침해 7건 가운데 6건을 받아들였다.
배심원단은 그러나 삼성전자가 주장한 특허 5건에 대해서는 일부 침해사실을 인정했지만 그마저 소진된 것으로 판단하는 등 애플의 삼성 특허 침해를 모두 기각했다.
삼성전자의 최신기종인 갤럭시S3 등은 이번 소송에서 제외됐지만 여전히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갤럭시S2 제품 일부도 애플의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른바 ‘카피캣(모방꾼)’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은 이번 평결에 따라 곧바로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인정된 삼성전자 모바일기기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삼성전자 이외에 다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등 특허전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내 지위도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루시 고 판사는 배심원의 평결이 나옴에 따라 평결에 대한 양측 변호인들의 이의제기 등을 거쳐 이르면 한 달 이내 최종 판결을 내리게 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최종 판결이 나오면 곧바로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과 애플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 9개국(미국ㆍ영국ㆍ일본ㆍ독일ㆍ프랑스ㆍ이탈리아ㆍ네덜란드ㆍ호주)에서 50여 건의 특허 관련 소송을 벌이고 있다.
▶휴대폰 사업 리스크 부각 불구, 삼성전자 성장세는 계속된다=삼성전자는 1심 배심원 평결에서 완패함에 따라 이번 소송에 해당된 디자인의 차별화 및 기능의 회피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8을 채용하는 경우, 애플의 소송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이번 소송 이후 부각되는 리스크 요인으로는 ▷애플이 갤럭시S3 등 향후 현재 주력폰에 대한 소송 및 판매 금지를 진행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O/S 관련 기능은 삼성전자 단독으로 회피가 쉽지 않다. 또 이번 소송 이후 ▷브랜드 이미지의 손상과 소비자들 및 통신사업자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함께, ▷향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애플과의 소송에도 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소송에도 불구, 삼성전자의 3분기 휴대폰 실적은 큰 변화가 없지만, 향후 갤럭시 3S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과 함께 소송 손해배상 금액 충당 등의 리스크가 부각되는 점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제조사와 부품사의 수익성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평결은 IT 제품의 지적재산권을 해석하는 면에서 그 범위가 상당히 넓어지는 사례로, 휴대폰의 경우 기존의 통신특허 이외에 디자인이라는 또 하나의 큰 특허가 추가된 것”이라며 “따라서 제조업체로서 수익을 내기는 더 어려워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삼성전자에게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닐 것으로 황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우선, 이론적으로는 삼성전자는 멀티 OS 정책을 고수하여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윈도우 OS가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지만, 이미 윈도우와 RIM은 내리막을 걷고 있고, 소비자의 선택이 이번 평결로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삼성만이 아닌 안드로이드 전체의 문제이고,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100~200 달러의 중저가에,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가, 유통력, 포트폴리오에서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의 성장세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지역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서유럽 43%, EMEA 43%, 아시아 (일본 제외) 27%, 미국 32% 등 평균 32.6%으로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 큰 성장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평결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모델과 차별화된 스펙으로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배상금액은 올 예상이익의 5% 수준=손해배상 충당 리스크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결에 따른 배상금액인 10.5억 달러는 애플이 주장한 삼성전자의 미국 내 스마트폰 매출액 81억 달러의 12.9%로, 올해 삼성전자의 순이익 전망치인 22.8조원의 5%에 해당한다. 황민성 애널리스트는 “이는 당초 애플의 요구였던 매출액의 35.5%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부품조달 등을 고려한 애플의 최대 판매능력 그리고 침해 여부의 유무를 고려한 것”이라며 “또한, 애플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삼성전자가 모방을 통하여 세계 최대의 휴대폰 업체로 성장하였다면, 10.5억 달러의 보상금액은 휴대폰 부문 지난 분기 이익의 29%, 2010~2012년 2분기까지 휴대폰 이익의 6%에 해당하여 갤럭시 출시 전보다 확장된 시가총액의 작은 일부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갤럭시 S3 등 향후 제품 판매는 누적된 리스크를 지고 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에 해당하는 갤럭시 S2에 해당하는 것으로 통상 갤럭시 S2100만대 판매시 2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판결에 따른 판매금지 조치가 단행되어도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오는 2014년 3월로 예정된 신제품에 대한 공판은 리스크 요인이다. 황 애널리스트는 “갤럭시 S3 등 후속제품으로 파급될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익률에 대한 영향은 1~2% 수준이며, 이는 원가절감 및 지역과 제품 믹스를 통해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단기 주가 조정시 매수 기회=이번 1심 배심원 평결로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조정시마다 비중확대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황 애널리스트는 “판결과 판매금지 등이 확정되기 이전에는 이익전망 조정 등은 불가능하다”며 “현재 주가는 세트 부문의 이익을 이미 표준편차 1배 할인하는 상태로 추가적인 하락 리스크는 10~15%내로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주가 조정시 매수기회로 판단되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55만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 평결로 인해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1.2조원의 소송 충당금을 반영하더라도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주가가 급상승 하기 위해서는 시장 Consensus 이상의 실적이 나올 때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가는 기간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그러나,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부품 업체들에 대해 이번 조정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박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반기 충당금 설정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와 향후 추가적인 배상금 발생에 대한 우려로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그러나 애플과 삼성전자 간에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의 영업실적에 비해 배상금 규모가 작아 펀더멘털 훼손은 미미해 주가는 단기 하락 이후 재반등이 유력하다”고 진단했다.주가의 펀더멘털 저점은 전저점 수준인 114만원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강정원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소송을 제외한 삼성전자의 펀더메탈 측면에서 볼 때, 현재 Apple과 동사의 시가총액이 3.44배(6,217억달러 vs. 1,807억달러)로 확대되어 두 회사간 시가총액 갭은 2011년 8월 이후 최대로 벌어진 상황”이라며 “지난 1년간 동사의 스마트폰 이익성장과 점유율 확대를 고려할 때 현재 삼성전자의 투자매력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 3분기에도 삼성전자의 IM부문 영업이익은 5조원대로 한단계 레벌업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그동안 동사의 IM부문 분기영업이익이 1조원 레벌업될 때마다 시가총액이 40조원씩 상승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실적이 가시화되는 9~10월에는 삼성전자의 주가도 다시 상승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현 시점에서는 9~10월을 대비해 조정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2년의 긴 기간이 필요하고, 이 기간 동안 디자인 변경과 새로운 인터페이스 적용 등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영향력 변화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 공급 업체라는 점에서 협상력 강화를 꾀할 수도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최근 주가 조정에서 불리한 결과가 상당 부분 미리 반영되어 있고, 현 주가는 올해 기준 PER 9.6배에 머물고 있어 하락폭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의 약 12%가 미국에서 팔리고 있다”며 “미국 내에서 해당 제품들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가 이뤄질 경우 올 4분기 기준 미국 내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예상치 약 650만~700만대 중 일부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소송에 대상이 된 제품들이 갤럭시S3와 같은 최신 제품은 아니므로 배상금 외 아주 큰 피해는 없겠지만 애플이 갤럭시S3와 차세대 제품에 대해서도 배상금과 판매금지 조치를 위한 추가 소송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이번 판결이 향후 추가 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적인 측면에서도 삼성전자가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종 판결까지는 1년에서 1년 반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뒤 또 대법원까지 이어질 지루한 과정이므로 투자가의 의식 속에 잠복해 있다가 가끔씩 충격을 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가는 단기 약세 후 불확실성 요인 제거로 인해 추가 상승할 것”이라면서 “과거 담합과 같은 법률 심사에서 소송이 이루어지는 기간 중간에 비정상적 충격은 있었어도 금액이 큰 경우일지라도 주가에 큰 충격을 오래 준적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식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012년 매출액은 203조원, 영업이익 26.8조원으로 전망되고 이번 판결로 인한 하반기 실적은 고려하지는 않았다”며 “만약 충당금을 설정하면 올해 EPS는 144,364원에서 137,908원으로 약 4.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반기 신규 제품들 런칭이 계획돼 있고, 디자인 특허소송은 결과가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또, 다른 국가에서도 똑같은 판결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은 물론 미국 배심원 평결에 대해 악재가 주가에 선 반영돼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평결로 휴대폰 부품주의 부정적인 영향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운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확정판결이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삼성전자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가 애플의 특허 공세에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핸드폰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핸드폰업체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부품업체에게단가인하를 추가적으로 요구하게 되고 결국은 부품업체의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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