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피해전후 뇌영상 분석

성폭행 피해 여성들의 정신 상태는 피해 전후(前後) 어떻게 변했을까?

피해 여성들은 뇌(腦) 혈류량이 떨어지고, 당(糖) 대사가 줄어드는 등 신체적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처음 확인됐다. 그동안 전쟁이나 재난을 겪은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뇌기능 이상이 발견된 것이다. 이는 성폭행 당시 기억을 떠올리지 않으려는 피해 여성들의 행동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여러 신경생리학적 증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안영실 아주대병원 핵의학과 교수팀은 국내에서 성폭행(강간)을 당한 19~51세의 여성 12명을 대상으로 뇌 검사를 한 뒤 정상 여성 15명(32~53세)의 뇌 영상과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뇌 혈류량을 보는 것은 뇌혈관에 피가 얼마나 잘 도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고, 당 대사 검사는 당만 에너지로 쓰는 뇌가 이 에너지를 골고루 활용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활용했다.

이 결과 성폭행 피해 여성들은 뇌 혈류가 정상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뇌의 당 대사 기능도 정상 여성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안 교수는 “특히 두려움과 공포심 등을 관장하는 해마 부위에 뇌 혈류량이 감소한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이 나쁜 기억을 억누르거나 잊으려 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며 “결국 성폭행 피해 여성은 피해 당시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차, 3차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