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펀드 수억원어치를 팔았다가 절반 가까이 손실을 낸 증권사 직원이, 판매 당시의 허술했던 법 때문에 무죄 판결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안승호)는 수익을 보장하며 투자를 권유한 혐의(간접투자자산운용법 위반)로 기소된 증권사 직원 A(36) 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06년 가정주부 B 씨에게 “요즘 나오는 펀드들은 주가가 반토막 나도 원금은 끄떡없게끔 구조를 만들었다”는 말로 설득해 3년 만기 원금 비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을 팔았다. 과거 몇년 동안 A 씨를 통해 펀드 17종에 가입해 대부분 수익을 올린 경험이 있었던 B 씨는, A 씨의 말을 믿고 선뜻 2억원을 맡겼다. 하지만 만기에 계좌에 남은 돈은 고작 1억1천800여만원에 불과했다.
A 씨는 검찰에 의해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상급심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이 지난 5월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한 것이다.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는 “피고인은 원금 손실이 확실히 나지 않을 것으로 오인하게 할 소지가 있는 내용을 알리면서 거래를 권유했을 뿐 원금이나 수익을 사전에 보장하거나 약속하지는 않았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2007년 7월 이전의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은 수익을 보장하는 권유행위만 금지했다. 명문 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유추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 허용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현행 자본시장법(49조 2호)은 옛 법규를 보완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며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까지 불법으로 보지만, A 씨가 문제의 파생상품을 판 6년 전에는 같은 행위가 불법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한편 A 씨의 형사적 책임과는 별개로, B 씨는 A 씨가 속한 증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해 4월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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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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