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 얼굴·발육상태 보고 단속 정확한 기준없어 경찰 곤혹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이 범죄유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철저한 관리단속이 요구되고 있지만 정작 법률적으로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에 대한 정의가 확실치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입법 당국도, 음란물을 단속하는 경찰도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세워놓고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하거나 유통한 혐의로 검거한 범법자는 모두 51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

아동ㆍ청소년 보호법에 따르면 아동ㆍ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한 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그런데 지난해 9월 개정된 이 법은 아동ㆍ청소년음란물에 대해 ‘아동ㆍ청소년 또는 아동ㆍ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음란물의 출연자가 어려 보이거나, 아이처럼 연기하는 출연자, 혹은 교복을 입은 출연자가 나올 경우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개정안을 발의한 여성가족부는 “아동 청소년 음란물이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확실한 기준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법률 시행초기이기 때문에 확실한 기준이 없을 수 있다”며 “법률의 구체적인 내용은 판례가 나와야 보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속을 하는 경찰도 뚜렷한 기준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권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아동ㆍ청소년 음란물 여부를 출연자의 발육상태 등을 보고 판단한다. 누가 봐도 아동ㆍ청소년임이 확실한 경우에만 입건시킨다”면서도 “법 자체에 확실한 기준이 없어 판단이 곤혹스러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인 내용을 보면 대부분 아동이 출연한 음란물이 아니라 어려보이는 사람에게 교복을 입힌 것”이라면서 “법 자체에 맹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