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헤럴드경제 이형석] “홍콩영화로는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돼 영광입니다. 부산영화제를 통해 한국과 세계의 관객에게 홍콩에서도 좋은 영화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게 돼 기쁩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콜드 워’로 초청된 홍콩 영화배우 양가휘와 곽부성이 4일 언론시사회 후 영화의 전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혔다.
이들은 거듭 “홍콩영화를 대표해 개막작 선정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양가휘와 곽부성은 “홍콩영화의 개막작 선정이 최초라고 알고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지난 2004년 제 9회 행사에서 왕자웨이 감독의 ‘2046’이 처음이다. ‘홍콩 액션영화로는 처음’이라는 뜻이었을테지만 그만큼 이들이 느낀 반가움이 더 컸다는 표현이기도 했다.
특히 곽부성은 “6년전 ‘아버지와 아들’에 이어 다시 부산을 방문하게 됐다”며 “홍콩영화가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우리는 좋은 영화 만들기를 포기한 적이 없으며 이렇게 훌륭한 작품도 계속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부산영화제로 전세계 관객에게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개막식에 앞서 이날 영화의 전당 중극장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렁록만, 써니 럭 감독의 ‘콜드 워’는 빼어난 영상과 탄탄한 스토리, 주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범죄 영화로, 홍콩느와르 전성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현대적인 재해석이 돋보이는 수작이었다.
초반 장면부터 휘몰아치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추격전은 세련됐고, 책무와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간의 관계는 긴장감있게 묘사됐다.
범죄세력과의 내통자로 인한 홍콩 경찰 조직 내 혼돈과 암투가 이야기의 줄기다. 홍콩의 야경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도심 한 복판에서의 폭파사건과 잇따른 경찰 납치사건을 연이어 보여주면서 가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음주운전을 단속하던 5명의 경찰과 무장한 경찰차가 종적도 없이 실종되고 이어서 납치범들로부터 협박전화가 걸려오자 홍콩 경찰은 발칵 뒤집힌다.
홍콩 경찰 조직의 완벽한 통신시스템을 뚫은 납치사건은 내부 첩자의 소행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경찰 상부에선 두 명의 부처장 션 라우(곽부성)와 M.B 리를 중심으로 특별수사를 펼친다.
하지만 경찰 총책임자(경무처장)로서 승진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은 지휘권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사건 수사는 악화일로가 된다.
M.B 리는 현장 강력계 출신의 강성 간부로 일선 형사들의 신망을 받고 있으며, 션 라우는 치밀하고 합리적인 행정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최연소 부처장이다.
두 사람의 알력과 충돌, 경찰 내부에서의 혼선이 거듭되는 동안 납치범들은 수사팀을 농락하며 거액을 얻어내는 데 성공하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가청렴위원회에서는 션 라우를 비리 혐의로 내사한다.
곽부성과 양가휘의 영화의 무게중심을 이루는 가운데, 영화는 과연 내부첩자가 누구인지를 관객에게 묻는 수수께끼와 인물들 사이의 심리 게임을 밀도 높게 전개해간다.
언론시사회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렁록만, 써니럭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는데 5년이 걸렸다”며 “경찰간 내부 갈등이나 모순을 드러냄으로서 종전 경찰 영화와는 다른 느낌을 관객에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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