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지난 8일 합참 국정감사에서 시작된 북한 귀순자 관련 의혹이 군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군 당국은 제기되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사건 경위를 분 단위까지 파악해 해명에 나섰지만, 해명이 오히려 의혹을 키우면서 사건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적극 해명하는 제스처만 취할 뿐, 실체적 진실은 은폐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혹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의혹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 나온 합참의장이 6일 북한병사 귀순사건과 관련해 “올해 들어 귀순한 북한 병사는 8월과 10월 두 차례 더 있었다”고 증언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합참의장이 10월 귀순자에 대해 “CCTV로 확인하고 신병을 확보했다”고 증언하자 의원 측에서 귀순자가 문을 두드려 귀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고, 다음날인 9일 합참이 재조사를 실시해 10일 귀순자가 문을 두드려 귀순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11일 오전 합참은 다시 확산되는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 해명에 나섰다. 이날 해명 자리에서 CCTV는 경계초소 지역이 아니라 내무반 입구쪽에 탄약관리용으로 1대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이 CCTV에는 사건 당일인 2일 밤 7시반~3일 오전 1시까지 녹화 내용이 저장돼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구나 군은 이 CCTV가 정상 작동중이나 그날 밤만 녹화가 되지 않았다고 밝혀 의혹을 증폭시켰다.
또 합참은 “키 160㎝, 몸무게 50㎏ 가량인 북한 병사가 북측 철책 2개와 우리 측 철책 3개를 넘어왔으며, 특히 높이 4m의 우리 측 철책 3개를 12분만에 위로 넘어왔다”고 해명해 다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상단에 철조망이 달린 4m의 철책을 그렇게 쉽게 넘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11일 오후 국회 국방위는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해 예정돼 있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 도중에 합참의장을 긴급히 불러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합참의장은 더 충격적인 사실을 밝혔다. 귀순자가 처음에는 동해선 경비대 출입문을 두드렸다가 반응이 없자 30m 떨어진 내륙 1소초로 이동해 생활관 문을 다시 두드렸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귀순자는 한 번도 우리 측 경계병에 포착되지 않은 점도 의혹의 대상이다.
합참 측이 이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한 합참 상황장교의 근무태만도 의혹 덩어리다. 당시 상황장교가 보고자료를 열람하지 않고 상부에 보고하지도 않았다는 점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 상황장교 한 명이 보고를 무시했다고 해서 북한병사 귀순이라는 중차대한 문제가 공식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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