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머슴도 하고 큰 영애님(박근혜) 비서도 했으니 할 거 다했습니다.”(최필립, 1980년 바레인 대사 발령 당시)
“최근 두 사람(최필립ㆍ김재철)은 박근혜 대선 후보 행보에 일종의 장애물이다.”(이상돈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
‘영원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후견인을 자청했던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2012년 대선판에선 박 후보의 우군도 아니고, 그렇다고 적군도 아닌 입장으로 박 후보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지금도 사석에서는 ‘영애님’이라는 호칭을 붙일 정도로 박 후보에 대한 존경심이 큰 그가 지난 21일 “내가 이사장직에 대해 ‘그만둬야 한다’ 혹은 ‘해야 한다’고 말할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며 박 후보의 요청을 거부한 것.
최 이사장과 박 후보가 질긴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78년. 그가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1년여가량 마치고 섭외비서관으로 옮긴 당시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늦은 밤 집무실로 그를 불러 ‘큰애 주변이 좀 시끄러운데, 자네면 잘할 거야’라며 큰 영예(박근혜) 담당 공보비서관을 맡기고부터다.
10ㆍ26 사태 이듬해인 1980년 바레인 대사로 발령을 받은 그는 당시 신당동 사저에 머물고 있는 박 후보를 찾아가 “1급 비서관으로 임금님 머슴도 하고 큰 영애님 비서도 했으니 할 거 다했습니다. 이제 대사는 그만두고 제가 계속해서 모실 게요”라며 박 후보의 곁에 남겠다고 자청했다. 박 후보는 ‘대사 일 잘하셔서 아버지 옆에 좋은 사람도 있었다는 걸 보여주세요’라고 사양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1년 박 후보가 ‘한국미래연합’을 만들고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재개됐다. 2005년 정수장학회 측으로부터 ‘지금 이사장님(박근혜)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일 테니 누구보다 적임자 아니겠습니까’라는 요청에 지금의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맡았다.
최 이사장은 지난 2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수장학회 명칭 변경에 대해 “장학회 이름이 바뀌면 존재해야 할 이유도 사라진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어감이 안 좋다는 이유로 5ㆍ16장학회의 이름을 바꾸라고 해 정수장학회가 된 것인데, ‘정수’는 그래도 의미가 있다. 다시 ‘정수’장학회를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한석희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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