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유러피안드림’ 으로 불렸던 사회보장제도
치솟는 실업률…내년엔 11.5% 방만 재정운용 정부는 빚더미 과도한 증세 기업가정신도 쇠퇴
유럽의 사회보장제도는 한때 ‘유러피안 드림’으로 불렸다. 유럽이 1960년대 고성장을 구가하던 황금기에 마련된 사회복지제도는 국민들이 일자리를 잃어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곧 ‘양날의 칼’이 됐다. 과도한 복지는 이른바 ‘복지병’을 유발, 근로의욕을 떨어뜨리고 고실업과 저성장을 촉발하는 악순환을 불렀다. 과잉복지가 유럽 재정위기의 단초가 된 셈이다. 재정위기에 발목이 잡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몇 년째 저성장ㆍ고부채ㆍ고실업 삼중고(三重苦)에 허덕이고 있다.
▶천정부지 고실업률=재정위기국인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남유럽국은 풍부한 연금제도, 높은 실업수당, 탄탄한 건강보험 등 경제규모에 어울리지 않는 복지시스템을 자랑했다. 하지만 지속불가능한 ‘퍼주기’식 복지로 재정이 파탄나고 기업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유로존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유럽연합(EU) 통계청에 따르면 유로존 전체 실업률은 지난 6월 이후 11.4%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8월 현재 전체 실업자 수는 182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4만4000명 늘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유로존 실업률은 2013년엔 11.5%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더욱 심각하다. 유로존 전체 청년실업률은 평균 22.8%였으며, 스페인은 52.9%를 기록해 유로존 내에서 가장 높았다. 스페인의 올 3분기 실업률은 25.02%으로, 일하는 성인이 없는 가구가 전체 가구의 10% 수준에 달했다.
▶과도한 공공복지 지출로 재정파탄=그리스와 이탈리아는 경제력으로 감당이 안 되는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해 재정위기에 직면한 케이스다.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에서 공공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07.4%에서 2012년 현재 160%를 넘어섰다. 이탈리아는 같은 기간 GDP 대비 공공부채 비중이 103.1%에서 120%로 증가했다.
이 같은 ‘빚더미’의 배경엔 과도한 복지지출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재정위기 직전인 2010년 그리스의 GDP 대비 사회보장지출의 비중은 18%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5.2%)을 웃돌았다. 이는 ‘복지대국’으로 불리는 노르웨이(16.2%)보다도 높은 수치다. 그리스의 연금생활자는 전체 인구의 23%(260만명)까지 늘었다. 정부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공무원 수를 대폭 늘리면서 재정적자는 더 늘었다. 이탈리아도 2011년 현재 정부지출에서 복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높은 세부담에 기업가정신 쇠퇴=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사회당 정부는 지난 7월 기업과 부자들에게 새로운 세금을 대폭 매기면서도 정부지출은 그대로 둔 수정 예산안을 가결했다. 이는 지금껏 프랑스 경제를 지탱해온 공공지출의 부담을 ‘증세 드라이브’로 만회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증세의 핵심은 연 소득 100만유로(약 14억 원) 이상 소득자에게 최고 세율을 75%까지 적용하고 자본취득세율도 기존의 2배 가까이 되는 60%로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기업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고율의 세부담으로 기업가정신이 쇠퇴한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8월 말 프랑스 최고 부자로 꼽히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회장은 증세정책에 반발해 인접국 벨기에에 시민권을 신청한 데 이어, 소자본가나 벤처기업가들도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최근엔 프랑스 대표 증시인 CAC4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이 약화된 국가경쟁력을 복원시키기 위해 정부 복지예산 삭감을 촉구하면서 올랑드 대통령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근로의욕 감소 저성장 악순환 불러=복지병을 부른 남유럽의 복지제도는 대대적인 수술 중이지만 한번 길들여진 국민들의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고 있다. 스페인 국민들은 은퇴 전 15년 평균급여의 85%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고 학비, 의료비도 공짜였다. 스페인은 전체 공공지출의 66%가 사회보장 관련 비용이다. 최근 재정위기에 몰리면서 긴축을 추진하자 대규모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과도한 복지가 사회구성원의 근로의욕과 기업의 이윤동기를 저하시켜 고실업과 저성장을 촉발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2010년 2.0%, 2011년 1.4%에 이어 -0.3%로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페인과 그리스 등은 여러 분기째 마이너스 성장 중이다. 남유럽의 약화된 산업경쟁력은 실업률을 끌어올렸고, 저성장은 소득세 등 세수감소와 실업급여 등 사회보장지출 증가로 연결돼 정부재정을 악화시키고, 다시 저상장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을 부르고 있는 셈이다.
<권도경ㆍ윤현종 기자> /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