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간 단일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선거자금 문제가 향후 단일화 협상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양 후보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국민펀드의 규모가 증가하고 선거비용도 점차 늘어나면 협상 국면을 더 어렵게 변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31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8대 대선의 후보당 법정선거비용 제한액은 559억7700만원로 책정됐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17대 때보다 20.1% 증가한 규모다. 선거비용 보전 기준은 본선 득표율 15%을 넘을 경우 100%를, 10~15%를 득표했을 경우 절반, 10% 미만 득표했을 경우엔 비용 보전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각 대선주자 측은 이와 같이 ‘559여억원’에 달하는 대선자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고보조금, 금융권 대출, 펀드 모집 등의 방식으로 자금 마련이 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문 후보와 안 후보측은 일찌감치 박원순 서울시장이 성공적으로 운용한 바 있는 국민펀드 모금을 준비해왔다. 지난 22일 출시된 ‘문재인 펀드’는 56시간만인 24일 오후 총 3만4799명의 참여로 목표치 200억원을 조기 마감했다. 캠프 측은 조만간 2차 펀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반면에 안 후보측의 ‘안철수 펀드(가칭)’는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일찌감치 펀드 설계, 목표 금액 산정 등 준비작업에 들어갔지만 아직 출시 시점을 못박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일화 국면을 앞두고 펀드 출시를 변수에 넣고 있기 때문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펀드를 운영하려면 원금에 이자까지 포함해 투자자들에게 되돌려 줘야 하지만 안 후보가 중도사퇴하고 문 후보로 대선 후보가 단일화 될 경우 모았던 투자원금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손실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또한 국고보조금 문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선거보조금은 후보를 낸 정당에게만 배분하도록 돼 있다. 현 상태로 대선후보 등록을 하면 새누리당은 157억, 민주당은 152억을 받을 수 있다. 안 후보는 무소속이므로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문제는 만약 후보등록 이전에 안 후보로 야권단일화가 됐을 경우, 민주당은 단 한 푼도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대신 새누리당에게 추가로 152억원이 돌아간다. 민주당으로서는 단일화 경쟁에서 질 경우 당의 존폐까지 거론될 수 있는 만큼, 단일화 국면에 더 목을 멜 공산이 크다.
물론 각자가 대선후보를 등록한 이후 단일화 경쟁을 하고 후보직을 사퇴한다면 민주당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보조금을 타내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일화에 매몰돼 정책 경쟁을 실종시켰다는 비판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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