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10월 무역수지가 3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ㆍ입 모두 전년동기나 전월대비 상승해 불황형 흑자서 탈출, ‘제대로 흑자’를 낸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호조세에도 정작 수출기업들은 환율하락으로 인한 채산성 악화로 걱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2% 증가한 472억달러, 수입도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한 434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수출이 반짝 증가세를 보였던 것을 제외하면 수출ㆍ입이 모두 증가세를 보인 것은 8개월만이다. 무역수지가 흑자지만 수출과 수입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것을 의미하는 ‘불황형 흑자’에서 오랜만에 탈출한 모습이다. 일평균 수출액도 20.5억 달러를 기록하여 올해 평균(19.9억 달러)보다 높아졌다.
지난해 11월부터 가속화된 세계 경제 악화 현상을 고려한다면 올해 남은 두 달도 기저효과에 힘입어 제대로 된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수치상 호조세 뒤에 숨은 환율하락 효과에 정작 수출기업들은 신음하고 있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오른 1091.0원에 출발했다.
지난 2009년 1분기 말 1410.5원까지 올라갔던 원달러 환율은 차츰 안정을 되찾으면서 올들어 1110선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25일 13개월만에 1100원 밑으로 하락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 10월 무역수지 역시 품목별로 살펴보면 석유제품ㆍ석유화학과 주요 휴대폰 등 IT 품목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반면, 선박ㆍ자동차ㆍ철강 등은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4월 국제무역연구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수출 적정 환율로 1136원을 언급했다. 올해 사업계획 환율은 1105원, 손익분기점 환율은 1073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
아직 손익분기점까지 다다르지는 않았지만 환율전가율을 고려하면 수출이 늘어나도 정작 기업들은 채산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민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의 경우 환율전가율이 -0.21, 휴대폰은 -0.66”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환율 때문에 미국 수출 품목의 가격상승요인이 100원 발생했다고 해도 정작 현대차는 21원, 삼성전자는 66원 가격을 올리는데 그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모처럼 회복세를 탄 무역역수지지만 내용을 알고 보면 환율 때문에 발목이 잡힌 양상이다. 정부 차원의 급격한 환율변동 방지를 위한 대응책 모색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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