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박봉곤가출사건’ 때였어요. 제가 단역을 맡았는데, 안성기 선배를 현장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저를 상대하시는 장면이었는데, 편안하게 해주셨어요. 단역이 애드리브(즉흥연기)를 하는데도 받아주시더군요. 스타라면 밤 촬영 때 찍는 장면이 없으면 차안에 있다가 나오시고 할 줄 알았는데 밖에서 항상 웃고, 동료, 스탭들을 재미있게 해주셨어요. 보기가 참 좋다고 생각했죠. 나중에 제가 저 위치까지 가면 안성기 선배처럼 돼야겠다 마음 먹었어요. 지금 환갑이 되셨는데도 재미있게 하시는 비결이 아닐까요?”

16년전, 무명배우였던 스물 여섯살의 정재영은 두번째 영화 ‘박봉곤가출사건’에서 이름도 없는 ‘불량배’로 몇 컷 출연했다. 그 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던 선배가 안성기다. 주연이든 조, 단역이든, 막내 스탭이든 일일이 이름을 불러줘가며 차별없이 응대했고 스스럼없이 말을 섞었다. 16년 후 정재영(42)은 배우 초년병 시절 처음 만났던 그 때의 안성기와 얼추 비슷한 나이가 됐고 한국영화계에서 액션과 코미디, 휴먼드라마, 스릴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을 맡길 수 있는 손꼽히는 주연배우가 됐다. 그는 초심대로 살고 있을까?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공연한 박시후가 다른 자리에서 말했다.

정재영 인터뷰.<br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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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 선배를 처음 만났는데, 그 전에는 차가울 줄 알았죠. 그런데 현장에서 슬리퍼 신고 동네형같이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저에게 첫 영화이니까 좋은 추억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하셨죠. ‘내 딴에는 편하게 다가갈려고 노력했는데 넌 어땠냐’고 물어보기도 했구요. 얘기도 많이 하고 허물없이 지냈어요.”

정재영은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형사 역할을 맡았다. 극중 상대는 공소시효가 끝나고 자신의 범행기록을 담은 책을 출간하면서 사회에 대대적인 화제를 불러일으킨 연쇄살인범이다. 이 영화는 지난 8일 개봉해 첫 주말 ‘늑대소년’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만만치 않은 흥행세를 과시했다. ‘늑대소년’이 수능을 끝낸 청소년관객을 불러모았다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로 액션과 반전이 화끈한 ‘내가 살인범이다’는 성인관객층에게 박수를 받았다.

정재영 인터뷰.<br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연기를 쉽게 하자면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상당히 예민하고 섬세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관객들이 다 알아챕니다. 특히 영화가 어려운 것은 영화 편집 순서대로 촬영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에요. 촬영은 며칠 후에 해도, 영화상으로는 바로 이어지는 장면에선 숨소리까지 맞춰야 합니다. ”

연극부터 시작해 연기경력 25년이 넘었고 영화 출연작만 30여편, 주연작만 20편이 되는 베테랑이지만 정재영은 자기가 할 줄 아는 것과 지켜야 되는 것에 대해 선과 경계가 분명한 배우다. “경험이나 나이가 많다고 잘하는 것 아니다”라며 “감독, 촬영, 미술, 무술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믿고 가는 게 영화 현장이다, 나는 감정 표현에 관한 부분만 전문가”라고 말했다. 최근 영화 현장에서 일부 배우들이 연출에 간섭하며 월권 시비로 감독과 불화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정재영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말많고 탈많은 영화계에서 뒷말 한번 없이 ‘사람냄새 나는 스타, 긴 호흡의 배우’로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다.

정재영의 차기작은 ‘AM 11:00’으로 촬영을 이미 마쳤고, 그 다음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방황하는 칼날’이다.

/suk@heraldcorp.com

정재영(배우)
영화 ‘박봉곤가출사건’에서 이름도 없는 ‘불량배’로 몇 컷 출연했다. 그 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던 선배가 안성기다. 주연이든 조, 단역이든, 막내 스탭이든 일일이 이름을 불러줘가며 차별없이 응대했고 스스럼없이 말을 섞었다. 16년 후 정재영(42)은 배우 초년병 시절 처음 만났던 그 때의 안성기와 얼추 비슷한 나이가 됐고 한국영화계에서 액션과 코미디, 휴먼드라마, 스릴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을 맡길 수 있는 손꼽히는 주연배우가 됐다.
정재영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 인터뷰.<br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배우) 영화 ‘박봉곤가출사건’에서 이름도 없는 ‘불량배’로 몇 컷 출연했다. 그 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던 선배가 안성기다. 주연이든 조, 단역이든, 막내 스탭이든 일일이 이름을 불러줘가며 차별없이 응대했고 스스럼없이 말을 섞었다. 16년 후 정재영(42)은 배우 초년병 시절 처음 만났던 그 때의 안성기와 얼추 비슷한 나이가 됐고 한국영화계에서 액션과 코미디, 휴먼드라마, 스릴러 등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을 맡길 수 있는 손꼽히는 주연배우가 됐다. 정재영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 정재영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2.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