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못내 촛불켜고 생활 한밤 화재로 할머니·손자 숨져

전남 고흥에서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촛불을 켜고 생활하던 가정에 불이 나 외할머니와 외손자가 함께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1일 오전 3시48분께 전남 고흥군 도덕면 신양리 A(60) 씨의 집에서 화재가 발생, A 씨의 아내 B(58ㆍ여) 씨와 외손자 C(6) 군 등이 숨졌다. 다행히 A 씨는 동네 사람들에게 불을 꺼달라고 부탁하러 나와 목숨을 건졌다.

다리가 불편한 A 씨는 경제활동을 하지 못해 아내 B 씨가 마을 인근 유자 생산공장에서 일하며 어렵게 생활을 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내외가 키운 외손자 C 군은 첫째 딸의 자식으로 역시 가정형편이 어려워 줄곧 A 씨 부부에 맡겨왔다. 넉넉지 않은 살림에 외손자 양육까지 떠맡아야 했던 A 씨 부부의 살림은 팍팍했다.

부부는 6개월 동안 전기요금 14만2710원을 내지 못했다. 이에 한국전력은 한 달여 전 A 씨 부부 집에 전류제한 조치를 취했다. A 씨 부부는 14만원의 전기요금을 한 번에 낼 수 없자, 촛불을 켜고 생활해 왔다. 전류제한 조치로 한 달여 전부터 A 씨 부부는 별다른 난방도 없이 안방 침대에서 외손자와 함께 생활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생활이 어려운 A 씨 부부가 촛불을 끄지 않고 잠드는 바람에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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