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한상대 (53ㆍ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과 최재경(50ㆍ사법연수원 17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간의 대립으로부터 시작된 검난(檢亂)은 집단항명이라는 검붕(檢崩ㆍ검찰붕괴)사태로까지 이어졌다. 그렇다면 검붕이 나타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검찰총장의 리더십 부재에 더해 스스로에 의한 자정 노력외에는 이렇다할 견제수단이 없는 시스템적 결손(?)이 빚어낸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 검난(檢亂)을 넘어 초유의 검붕(檢崩) 사태까지 = 과거에도 심재륜 고검장의 항명파동 처럼 일부 후배 검사들이 검찰총장등을 겨냥해 항명을 일으킨 적은 있었다. ‘정의구현’을 내세우는 입장에서 조직 내부에 대한 비판도 소홀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번 한 총장의 사퇴사태 처럼 검사장급 이상 검사들의 집단행동에 의해 검찰총장이 억지로 떠밀리는 식의 퇴진으로 이어진 것은 헌정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이같은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한 총장의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잇딴 검사 비리 비위사건에 즈음해 총장이 스스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모양새를 갖춰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후배검사들의 충언을 간과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자신의 자리 보전을 위해 조직의 상징과도 같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폐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면서 후배 검사들의 집단 반발을 불렀다는 관측이다. 중수부장이 중수부 폐지에 반대 입장을 내보이자 감찰 지시를 내리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것 역시 후배들의 집단 반발을 산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한 총장이 일부 수사에서 편파ㆍ축소지시를 내렸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정권말이 되자, 후배 검사들이 참았던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스템 보강이 필수=한 총장이 결국 조건없이 물러나기로 하면서 일단 최악의 검찰 내분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의 인사들에 대한 인적쇄신이 이뤄지면 진정국면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체제 개혁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제 2, 제 3의 검란, 검붕이 없으리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
뇌물수수와 성추문, 개혁조작글 검사 등이 검찰에 대한 비난의 단초를 제공했지만 그 비난의 근원에는 검찰이 ‘견제받지 않는 막강 권력’,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때문에 검찰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 보강이 이뤄진다면 검찰에 대한 재평가와 신뢰회복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이란 논리다.
정치권 역시 여당은 상설특검제도입, 야권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을 주장하는 등 검찰에 대한 견제 수단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검찰 내부의 부패 비리를 자정하기 위해서는 검찰 내부 감찰시스템에 외부인력을 보강하고, 감찰 결과 나온 비리사실을 외부에 공개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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