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최근 고덕주공2단지 시공사 입찰이 무산되는 등 서울 강동구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과다한 재건축 분담금을 이유로 조합원 스스로 조합을 해산하려는 재건축 단지가 있어 주목된다. 재건축 사업 철회라는 극약 처방을 선택한 재건축조합은 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신동아 1,2차 아파트다. 이들 조합원들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매몰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재건축조합을 해산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12일 길동 신동아 1ㆍ2차아파트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거액의 예상 분담금 규모를 납득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을 중심으로 조합 해산을 위한 동의서 징구 절차에 들어갔다. 총 969세대 가운데 현재까지 접수된 조합해산동의서만 35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추세라면 강동구청에 조합 해산을 신청할 수 있는 조합원 및 토지 등의 소유자 과반 동의를 조만간 충족할 수 있다는 게 재건축조합 안팎의 전망이다.
과다 분담금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 10월 말 조합원 분양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예상분담금 규모가 처음 공개되면서 부터다. 이에 앞서 9월 조합은 최고 33층 1177세대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재건축사업 시행인가를 받았다. 이같은 분담금은 조합원의 반발에 부딛쳤고 결국 대의원회의에서 부결됐다.
조합이 밝힌 바에 따르면 현재 공급면적 62㎡에 거주하는 조합원이 재건축 뒤 동일 평형을 분양받으려면 1억20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한다. 79㎡, 112㎡ 등도 동일 평형을 분양받기 위해선 각각 1억5000만원, 2억3000만원의 부담해야한다. 당초 2006년 처음 재건축 사업을 시작할 당시 수천만원의 부담금으로 새아파트를 분양 받을 수 있다는 기대와는 큰 격차를 보였던 것이다.
대의원 이모 씨는 “62㎡ 집을 소유한 조합원이79㎡로 가려면 분담금 2억1000만원이 필요한 데 결국 현 시세 2억6000만원을 감안하면 총비용 4억7000만원이 소요된다”며 “인근에 4억2000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3년된 새 아파트보다 오히려 가격이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사업 추진하면서 추가될 비용까지 감안한다면 분양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어 조합원들 사이 재건축을 반대하는 반발심리가 심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2006년부터 시작해왔던 재건축 사업을 일거에 중단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당장 조합이 지금까지 사업비 명목으로 지출해온 60억원의 매몰비용 문제가 대두된다. 하지만 조합원들 입장은 강경한 모습이다. 조합해산동의서 작성시, 현 단계에서 사업을 중단할 경우 개인당 600만원 가량의 매몰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을 고지했음에도 여전히 ‘조합해산’ 의견이 강하다.
조합해산에 동참한 한 조합원은 “조합이 밝힌대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분담금이 너무 부담스럽다”며 “매몰비용이 더 생기기 전에 사업을 중단했다가 나중을 도모하는 편이 낫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합 측 관계자는 “민원을 접수한 강동구청 행정지도에 따라 조만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라며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해야지 몇년간 진행해온 사업을 당장 접을 수는 없지 않냐”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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