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원/달러 환율이 15개월만에 1080원선을 무너뜨리며 또다시 ‘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11일 오전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1.7원 하락한 1077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내수보다 수출이 주력인 한국 경제로선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적 개입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원화 가치 절상이 추세적으로 예상된다는 데 있다.

▶연말까지 1070원, 내년 1030원 간다=11일 헤럴드경제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증권사 7곳의 최근 3개월간 환율 전망 컨센서스 추이를 집계한 결과, 석달 새 올해 원/달러 환율 저점은 1083원에서 1070원으로 낮아졌다.

신한금융투자는 10월 말까지만 해도 1070원으로 보던 연간 환율 저점을 불과 한달 새 1045원으로 대폭 내려잡았다.

외환당국의 개입이 없다면 지금보다 10% 가까이 환율 하락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연간 환율 전망도 빠르게 내려잡고 있다. 9월말 1050원~1152원으로 예측됐던 환율 밴드는 11월말 1031~1116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당장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전망이 불거지면서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 10일 1080원선이 무너진 후 11일 장이 시작하자마자 강도높은 원화 강세가 나타난 것도 이 같은 이벤트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ㆍ기아차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3개월 새 7000억원 하향=‘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연간 실적 전망치는 빠르게 하향 중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14조 757억원에 달했지만, 현재(7일 기준)는 13조 2740억원으로 석달도 안돼 5% 가량 하향됐다.

반면 4분기 연말 소비 시즌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27조 3647억원으로 예상되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28조 8556억원으로 5.4% 상향됐다.

실제로 최근 1개월간 연간 실적 전망이 올라선 종목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NHN,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업황이 성수기를 맞았거나 내수주가 대부분이다.

김승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연간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10월 중순 3분기 잠정실적 발표 후 재차 하향 조정돼, 3개월전 대비 -6.5% 조정된 상태”라며 “연간 이익 전망치는 4주 연속 하향 조정되며 연중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추세적으로는 원화 강세가 속도를 조절할 것이고, 국내 상장사의 환 방어력이 커진 만큼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최근 원화 강세가 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수출 기업들이 원화 환전과 앞으로 들어올 수출 대금의 환 헤지를 위해 선물환 계약에 나서면서 구조적으로 원화 강세를 더 부추겼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수출 의존도는 국내총생산(GDP)의 54%에 달하기 때문에 일단 정부 개입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음 정부에서 원화 절상을 손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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