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은 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한 ‘끝장토론’을 통해 사회적 동의를 도출하고 힘 있게 추진해야 한다. 산업으로서의 서비스업을 활성화하면 소비와 투자 활성화는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결과물일 따름이다.

박승윤(언론인)
박승윤(언론인)

약 5개월 전인 지난 7월 21일. 토요일인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각료들은 물론 경제4단체장과 민간 경제전문가까지 청와대로 불러 ‘내수 활성화를 위한 집중토론회’를 열었다. 무려 9시간 45분 동안이나 진행된 끝장토론이었다. 정부는 이날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휴가ㆍ골목상권ㆍ주택거래ㆍ투자 활성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재래시장의 온누리상품권 판매 확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이 세부내용이었다. 유럽의 재정위기 지속과 미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해외시장 환경이 악화돼 수출제조업이 위축되자 내수시장을 키워 성장을 일구겠다고 나선 것이다.

내수는 소비와 투자로 이뤄진다. 가계가 소비를 늘리고 기업이 투자를 확대해야 내수시장이 커진다. 그런데 소비와 투자는 자금이 넉넉해야 가능하다. 그동안 소비나 투자를 유발시킨 자금줄은 수출제조업이었다. 고도성장기에 대형 아파트를 사고 비싼 외식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박, 자동차, 반도체 등을 세계 시장에 팔아 많은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휴대폰, 자동차와 같은 효자상품 때문에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가 신용도를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수출제조업의 동력원이 약화된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것은 불가피하고 절실하다. 그래서 지난 7월 끝장토론을 통해 내수시장을 키우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새로운 성장엔진 타깃을 잘못 골랐다. 내수 활성화가 아니라 서비스산업 육성을 전면에 내세워야 했다. 물론 정부가 내수 부양의 핵심으로 삼는 것이 서비스업 활성화다. 그런데 미묘한 차이가 있다. 서비스업을 내수산업 시각에서 바라보니 재래시장과 동네 빵집이 커보인다. 직장인 휴가를 늘려 국내 여행을 가도록 하고 구내식당보다 주변 식당을 이용토록 하는 내용까지 보인다. 서비스업 육성을 소비 촉진용으로만 보는 것이다.

해답은 서비스업을 산업정책 측면에서 육성하는 것이다. 수출산업화할 수 있도록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드라마, 음악 등 한류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외국관광객이 1000만명을 돌파하고 만성 적자이던 서비스 수지가 흑자로 반전된 것은 서비스업 육성의 당위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종합검진을 받기 위한 의료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교육, 컨설팅, 골프를 포함한 레포츠 등 다른 서비스산업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면 해외에서 수많은 고객을 한국 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그런데 경쟁력을 높이려면 온실 속 화초처럼 보호만 해서는 안 되고 개방을 통해 생존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서비스업 활성화가 제조업 육성보다 어렵다. 의사, 변호사 등 힘 있는 사람들이 진입장벽을 높이 쌓고 우물 안에서 조그만 파이를 나누는 데 만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려면 한편으로 기득권층을 설득하고 다른 한편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따라서 차기 대통령은 서비스업 활성화를 위한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 거기서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동의를 도출하고 힘 있게 추진해야 한다. 산업으로서의 서비스업을 활성화하면 소비와 투자 활성화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결과물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