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 폭력조직이 불법대부업에 손을 뻗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들어서도 폭력조직들이 실제 불법대부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조직폭력배 검거 실적은 2003년 3309건, 2004년 3203건에서 2007년 3968건, 2008년 5411건으로 늘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2008년 검거실적이 급증한 것은 당시 불법대부업과 연루된 폭력조직이 늘어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2개월씩 진행하던 기획수사가 하반기 5개월로 연장됐다”고 덧붙였다. 2008년 9월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하는 시점에 조직폭력배가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살인적인 고금리를 강요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청은 조폭이 불법대부업 등에 손을 대면서 기존 단순 폭행·협박·상해 등의 범죄유형이 점차 지능화 범죄 경향을 띄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7년 3421건에 이르던 불법 사금융 신고 건수는 2008년 4075건, 2009년 6114건, 2010년 1만3528건 등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 9월말까지 신고 접수만도 6만9533건에 달한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대부업의 배후에 고금리를 강요하고 협박과 폭행을 일삼는 폭력조직이 있다는 것이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폭력조직은 위협과 공포를 이용해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며 “과거엔 조폭이 정치인 등 권력과 결탁된 사례가 많았으나 그 관계가 깨지면서 철저히 돈을 쫓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이 호황일 땐 건설업 등에 결탁된 사례가 많았고, 불경기엔 불법대부업·불법채권추심 등에 뛰어들고 있다는 관측이다.

표 교수는 “이들 세력은 경제사정이 어려운 서민층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하고, 간혹 강제로 장기를 적출하는 등 사회적 위협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으로 이들 대출 수요를 합법적 대출로 유도할 수 없다면 경찰의 단속만으로는 근절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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