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가 지연되는 가운데 북한이 12일 오전 장거리로켓 은하3호 발사에 먼저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10대 로켓개발국’ 또는 ‘10대 우주 클럽’ 진입의 꿈도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나로호가 2009년과 2010년의 실패를 딛고 3차 발사에 성공하면 세계에서 10번째로 스스로 로켓을 쏴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은 나라가 된다고 설명해왔다. 이른바 ‘우주클럽’의 10번째 회원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쏘아올린 것과 비슷한 로켓을 ‘직접’ 만들어 인공위성을 띄우는 상활을 가정할 때 우리나라는 북한에 5~7년 정도 기술적으로 뒤쳐진 것으로 봐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를 정치적 의미 등에서 세계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으나, 북한 주장대로 은하3호와 광명성3호가 제대로 작동한 것이라면 우리로선 차후 나로호 발사에 성공해도 ‘10대 로켓개발국’이란 수식어를 사용하기 곤란한 처지가 됐다.
북한이 국제적 고립을 감수하면서도 올해 2차례나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유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 확보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으로 군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북한은 ‘실용위성’이라고 주장하지만 인공위성 발사체와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추진체와 유도조정장치 등 핵심 기술이 동일하다.
군 당국은 북한이 잇따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서 ICBM 개발 능력을 발전시켜 추진체 단분리ㆍ유도제어기술 등에선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3단 액체추진체를 사용하며 이번에 발사한 은하3호의 1단은 노동-B 4개, 2단은 노동-B 1개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로켓의 전체 사거리는 미국 서부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1만㎞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의 로켓 유도제어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때 기존의 추력벡터제어(TVC)에 추가해 자세제어장치(DACS)를 사용했는데 이번 로켓 발사 때도 이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북한은 1998년 최초의 다단 로켓인 대포동 1호를 발사한 이후 10여년 동안 단분리기술을 발전시켜왔고 어느 정도 성숙된 기술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때 가장 어려운 기술로 꼽히는 재진입체 기술에서도 북한은 중거리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ICBM급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군 당국은 예상했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 때 최고 마하 20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섭씨 6000~7000도의 고열이 발생한다. 탄두가 이런 고열과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우주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전환할 때 추가로 필요한 것은 탄두 재진입 기술로 ▷탄두 설계 및 장착 기술 ▷탄두 목표지점 투하를 위한 항법ㆍ유도장치기술 ▷탄두 재진입시 마찰열에 견디는 재료 기술 등이 있다.
ICBM은 핵 무기를 탑재하는 전략무기라는 점에서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경량화 기술에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핵물질을 일시에 압축해 핵폭발을 유도하는 ‘내폭형 기폭장치’ 개발을 위해 1980년대 후반부터 100여 차례의 고폭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개발 중인 ICBM의 탄두중량은 650~1000㎏로 추정된다.
국내 한 로켓 전문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소형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파키스탄이 500~1000㎏로 소형화했다는 점에서 (커넥션이 있는) 북한도 1000㎏ 정도의 소형화는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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