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반발로 막판 무산 베이너 의장 정치적 입지 타격
공화 장악 하원서 통과된다해도 민주, 상원서 법안 무시 전략
미국 공화당이 부자 증세 수정안인 ‘플랜B’를 20일 하원에서 표결 강행하려다가 막판 취소했다. 표결을 주도한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당내 하원 의원들의 반발 속에서 과반 확보가 어렵자,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베이너 의장에게 정치적 타격이 될 전망이다.
당초 보수 언론인 팍스 뉴스는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오후 하원에서 자신이 내놓은 플랜B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15, 반대 209표로 가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도했었다.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기존의 연소득 25만달러 이상 가구에 대한 증세 법안도 당초 공화당이 공언한 대로 부결 처리할 방침이었다. 베이너 의장은 지난 주말 기존의 부자 증세 반대 입장에서 연소득 100만달러 미만 가구에 대한 감세를 연장하는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19일 이를 공식 거부하자 하원에서 표결을 강행키로 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플랜 B를 가결해서 상원에 넘기면 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이 법안을 이달 말 재정절벽 시한까지 그냥 통과시키든지 공화당과 타협에 나서든지 택일하라는 압박전략이었다.
베이너 의장은 표결에 앞서 기자들에게 “오늘 이후로 상원 민주당과 백악관은 (하원에서 가결될) 이 법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의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도 “오바마 대통령이 적절한 수정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표결은 나라를 위한 최상의 선택이며, 상원 민주당은 즉시 이 법안에 행동을 취하라”고 주문했다.
공화당이 표결 강수를 두면 21일부터 하와이로 겨울 휴가를 보내기로 한 오바마 대통령은 예정대로 휴가를 떠나기 어렵게 된다. 민주당 상원의원들도 이번 주말부터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떠나는 발길이 무겁게 됐다. 이에 민주당 측은 공화당의 강공에 맞서 법안 무시와 크리스마스 휴가를 일정대로 보내고 27일에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전략으로 맞섰다.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공화당이 이런 무의미한 정치 스턴트 쇼에 지난 일주일을 낭비했다”고 비난하며 “만약 이 법안이 통과돼 상원으로 넘어오더라도 무시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이 여전히 접점을 못찾고 맞서면서 재정절벽 협상은 금융시장의 예상대로 27일부터 철야 협상을 거쳐 31일에 극적으로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공화당이 먼저 하원 표결 카드를 꺼내들면서 27일부터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상원에서 수정안 가결, 하원에서 또다시 수정안 가결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게 됐다.
고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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