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헌재, 정치적 판단에 치중” 비판

-권력자의 비판언론 길들이기로 악용 우려

-배우자 금품수수 신고로 부부간 불신조장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헌법재판소(소장 하창우)가 28일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하창우)가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냈다.

[사진=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사진=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대한변협은 헌재의 합헌 결정이 나온 직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헌법재판소는 권력자에게 언론통제 수단을 허용해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후퇴시켰다”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망각하고 정치적 판단에 치중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대한변협은 언론인이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검찰이 향후 자의적으로 법 집행을 하게 될 것을 우려했다. 권력자가 비판적 언론을 길들이는 수단으로 악용해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자의 금품수수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를 처벌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배우자의 행동을 일일이 감시하도록 조장하는 법”이라고 지적하며 “부부간 불신을 조장하고 가정 파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영란법이 규정한 ‘부정청탁’의 개념이 모호해 “국민들이 앞으로 사교활동이나 부조 등을 할 때 심각한 제약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헌재에서 열린 공개변론에서 언론인과 사립학교ㆍ유치원 관계자 등의 변론을 맡은 하창우 대한변협회장은 “언론을 공직자와 같이 취급해 제재를 가해선 안 된다”며 “언론이 이 사건 법률의 적용대상이 된다면 취재활동이 위축되고, 비판 언론에 재갈 물리기가 우려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날 헌재의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대한변협은 국회가 법 시행 전 위헌적 요소를 조속히 제거할 것을 촉구했다.

김영란법은 2012년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처음 제안한 법안으로, 공직자는 물론 언론사 임직원ㆍ사립학교 및 유치원 임직원ㆍ사학재단 이사진 등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00만원을 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형사처벌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오는 9월28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