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구 중 한가구꼴 ‘1인 가구’…자발적 싱글 · 이혼자 급증따라 라이프스타일도 대변화…대한민국은 오늘도 ‘홀로서기’ 중
2000년대 초반 ‘딩크(DINK)族’이 장안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맞벌이를 해 수입은 두 배(Double Income)지만, 아이가 없는(No Kids)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DINK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로 자유를 제한받기 싫어하는 당시 신세대를 적나라하게 반영했다. 불과 10여년이 흘렀을 뿐인데, 이제 DINK족은 옛말이 됐다. 혼자 벌고(Single Income), 아이가 없는(No Kids) ‘싱크(SINK)族’이 대세가 됐다. 그런데 이런 싱크족은 최근 또 한 번의 탈바꿈을 했다. 혼자 벌고(Single)라는 의미를 포함하고는 있지만 그 옆에 ‘배우자’가 사라졌다. 그냥 ‘혼자’만 있는 싱글(Single)일 뿐이다. 당연히 아이는 없는(No Kids) 상태다. 즉 기존 싱크족이 혼자 벌고, 배우자와 함께, 아이 없이 사는 시대상을 반영했다고 한다면, 최근의 싱크족은 나 홀로 배우자 없이, 아이가 없는 상태에서 사는 상태를 말한다.
대한민국은 조부모와 부모, 자식 등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 사회에서 2대가 따로 분가해 사는 핵가족 사회로 바뀌더니, 이젠 ‘금방 들어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가족단위의 삶으로 핵분열을 하고 있다. 특히 일부는 수천년에 걸쳐 내려온 ‘결혼’이라는 전통과 관습에 물음표(?)를 던지며 ‘싱글 선언’을 주저하지 않는다. 새로운 ‘싱크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가구의 25%, 즉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가구다. 지나치는 성인 네 명 중 한 명꼴로 혼자 살고 있다는 얘기다. 독신주의를 선언하며 결혼하지 않는 자발적 싱글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이에 못지않게 이혼자가 증가하는 것도 1인가구 급증의 원인이다. 실제로 한국의 이혼율은 47.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미국 51%, 스웨덴 48%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보면 결혼한 부부 1000쌍당 9.4쌍이 이혼을 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매년 12만~14만명, 하루 평균 320~380명의 이혼 남녀가 싱글족으로 탈바꿈한다.
이유야 어쨌든 싱글족의 증가는 사회구조(Social Structure)와 시장(Market)마저 바꿔놓았다. 가장 큰 변화는 주거 형태에서 나타났다.
싱글들이 늘어나다 보니 나 홀로 살 수 있는 주거형태가 급증했다. 소위 ‘원룸’과 ‘월세’로의 인기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다세대주택을 지어 전세 형태로 임대했던 집주인들은 다세대주택을 헐고 고시원보다는 조금 큰 원룸들로 개조했다.
나 홀로 가구가 급증하면서 집 안에 세탁기ㆍ냉장고ㆍ장롱 등 기본적인 형태의 가전제품 등이 갖춰진 집들이 늘어났다.
또 홀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을 위한 상품이 온라인상에 봇물을 이룬다. 휴가철이면 삼삼오오 어울려 여행을 가는 건 옛말이 됐다. 오로지 한 사람을 위한 특화 여행상품이 싱글들을 유혹한다. 서울 강남과 홍대 앞, 신촌 등의 나홀로족을 위해 마련된 식당에는 비좁은 칸막이 사이로 벽을 보고 식사하는 싱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대형 할인마트 패스트푸드 코너에도 이들 싱글족을 위한 간편한 식사들이 넘쳐난다. 손쉽게 한 번 해먹고 치울 수 있는 일회용 식사의 종류는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술집도 홀로 온 손님을 모시는 코너가 있고, 영화관이나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을 가면 나만의 문화적 욕구를 채우려는 이들이 꽤 많다. 금융권에서도 싱글들만을 위한 재테크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1인 위험 보장을 위해 설계된 보험상품도 쏟아지고 있다.
한 집 건너 커피전문점이 있어 과잉공급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나 홀로 사는 이들이 편안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인 커피전문점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게 싱글족들의 하소연이다. 무섭게 점포 수를 늘려온 스타벅스, 카페베네, 할리스커피, 커피빈 등의 확장 배경에는 이런 싱글족들의 문화가 크게 작용을 했다. 어찌 됐건 대한민국은 현재 빠르게 싱글링(Singling)하고 있는 중이다.
김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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