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국제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5)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이 올 한 해 미국인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단어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공영 라디오 프로그램 ‘어 웨이 위드 워즈’(A way with words)의 공동 진행자이자 미국방언협회(ADS) 소속 사전 편찬자인 그랜트 바렛의 기고문을 통해 ‘2012년의 단어들’을 발표했다. 이 기고문에서는 2012년 한 해동안 전미 언론매체와 소셜미디어(SNS) 등에 가장 자주 등장했던 신조어나 합성어 등의 유행어를 소개했다.
2012년 미국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유행어는 모두 11개로 추려졌다. 올 한해는 미국에서도 대선이 치러졌던 해라는 것을 증명하는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발언들과 초특급 허리케인 샌디 상륙을 계기로 만들어진 유행어, 재정절벽, 상원의원 성폭행 발언 파문 등이 눈길을 끈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인사의 발언 가운데는 힙합가수 드레이크나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로 인해 만들어진 유행어와 함께 한국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역시 올 한 해 미국인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 단어로 선정돼 눈길을 끈다.
‘2012년의 단어들’의 기고문에 따르면 “강남스타일(gangnam style)은 서울 강남에 사는 부유층의 방식”을 일컫는 말로 싸이(박의 히트곡으로 미국 MTV에서 ‘올해의 바이럴 센세이션(Viral Sensation Of TheYear)’으로 선정했다. ‘바이럴 센세이션’은 빠른 속도로 입소문이 퍼져 주목받는 현상을 뜻하는 말로, ‘강남스타일’이 2012년 반년동안 일군 월드와이드한 성과는 이 말로 대표된다. 이미 영미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고,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 조회수는 10억건을 돌파한 2012 최고의 히트곡일뿐 아니라, 전세계 패러디 열풍을 몰고오고, 정치인을 비롯해 할리우드의 초대형 스타들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밖의 단어들로는 먼저 세금을 안 내는 정부의존형 미국인의 비율인 47%가 올랐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는 지난 5월 지지자들과의 비공개 만남에서 “이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찍을 것”이라고 했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9월에 공개, 그는 ‘저소득층을 무시하는 사람’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미지를 안게 됐다.
‘여성들로 가득 채워진 바인더’(binders full of woman)도 2012 유행어에 올랐다. 이는 2차 대선토론에서 롬니 후보가 여성 유권자의 표심을 얻으려고 했던 말. 롬니 후보는 당시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여성들의 이력서로 가득 찬 바인더를 받았다며 여성인력 채용에 힘썼다고 강조했으나 본인 주변에 얼마나 여성이 없으면 타인의 추천을 받아야 했느냐는 야유에 시달렸다.
애완견과 함께 하는 요가(Yoga with a dog)인 도가(DOGA)와 ‘이스트우드처럼 하기’라는 의미의 신조어인 이스트우딩(Eastwooding)도 순위에 올랐다. 이 말은 공화당 전당대회에 깜짝 연사로 등장한 영화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무대에 빈 의자를 세워 놓고 오바마의 무능과 존재감 없음을 조롱한 것을 계기로 미국 정가에서 유행했던 단어다.
또 갑작스런 세금 인상과 정부의 재정지출 감소로 기업 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경제 전반에 엄청난 충격을 주는 현상인 재정절벽(fiscal cliff)도 당연히 2012 올해의 말에 올랐다.
그외에도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괴물)과 스톰(strorm·폭풍)의 합성어인 프랑켄스톰(frankenstorm)은 카리브 해 국가를 강타하고 10월29일 미국 동북부에 상륙한 초강력 허리케인 ‘샌디’는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와 함께 미국 대통령 선거 판도까지 뒤흔들었던 자연재해로 올 한해 미국인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 단어로 선정됐다.
‘진짜 성폭행’(legitimate rape)이라는 단어도 올랐다. 이는 공화당 토드 아킨(미주리) 상원의원이 내뱉은 막말로, 아킨 의원은 8월 “진짜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체내에서 (임신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닫으려고 반응하기 때문에 임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가 거센 역풍에 시달렸고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또 ‘노 파워 존’(no power zone)의 약어인 정전지대(N.P.Z), 대학 졸업장이 없어 임금수준이 낮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백인 어머니를 일컫는 ‘웨이트리스 맘’(waitress mom), 인생은 한번 뿐(You only live once)의 약어인 ‘한번 뿐인 인생’(YOLO)도 순위에 올랐다. 이 말은 누군가 위험한 일을 하고자 할 때 감탄사로 널리 사용되며, 유명 래퍼 드레이크의 노래 ‘더 모토’에 나오면서 유행하게 됐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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