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 2012년 12월 28일. 고등학생 박태석(18) 군의 가족은 4명이다. 하지만 아버지, 어머니, 누나 등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 집에 있어도 각 자의 공간에서 각 자의 할일을 할 뿐. 대화를 나누는 법은 거의 없다.

박 군의 가족만이 겪는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

2012년 대한민국의 가족 모습은 ‘조용한 가족’으로 요약된다. 그렇다면 20여년 후인 2030년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돼 있을까?

2030년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부부와 자식이 동거하는 가족구조가 급격히 해체돼 2030년 대한민국의 가족형태는 1인 가구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35년 예상치에는 1인 가구가 34.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으로 부부로 이뤄진 2인 가구가 22.7%,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20.3%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2030년 현재 1인가구 형태의 가구는 기존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은 상태다.

또 기대 수명의 연장으로 고령층에서의 1인 가구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통계청 조사결과 연령별로 1인 가구를 나눠보면 2010년 35~64세(44.2%), 35세 미만(30.4%), 65세 이상(25.4%) 순이었으나 2035년에는 65세 이상이 45.0%로 가장 많아진다. 나 홀로 사는 독거노인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인 가구의 급증에 따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가족의 유대관계를 유지하는데 순(順)기능을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안호용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SNS 때문에 소통이 단절된다고 하는데 1인 가구가 많아지고 가족의 규모는 줄면서 미래에는 오히려 문자나 SNS를 통해서 가족이 긴밀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는 사실혼 늘고, 가족보다는 개인이 중요해져=통계청의 지난 2012년 장래가구추계를 보자. 35세 미만의 젊은 부부가구가 연평균 6000가구씩 감소한다. 당연히 젊은층 부부가 2010년 12.4%에서 2035년 3.8%까지 급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젊은세대 위주로 사실혼 상태의 2인가구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견된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서양과 같은 추세로 사실혼 상태의 2인가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면 사실혼 관계에서 태어난 자녀들도 증가하게 되는데 이러한 가족의 유형을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수용할 것이냐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가족 형태의 진화 원인으로 고령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령화가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과거처럼 결혼한 다음에 아이를 낳고,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가족을 이루고 사는 식의 전통적 가족 규범이 점차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가족의 가치보다는 개인이 중시되는 사회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경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사회적 규범보다는 개인의 행복이 중요해지고 가족 형태의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다문화가족, 한부모 가족도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