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여름 휴가철을 맞아 ‘국내에서 휴가보내기’ 운동이 한창이다. 잘 쓰면 휴가가 침체된 경제에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여행객 2명 중 1명만 국내로 돌려도 조선업 구조조정발 실업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도 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28일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해외여행 지출액은 ▷2010년 142억달러 ▷2011년 155억달러 ▷2012년 164억달러 ▷2013년 173억달러 ▷2014년 194억달러 ▷2015년 213억달러 등으로 해마다 5~30%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해외여행 지출액의 200억달러 돌파는 사상 처음으로 당시 원/달러 평균(종가 기준) 환율(1132원)으로 계산할 경우, 22조원 규모다. 이는 올해 ‘구조조정ㆍ일자리 추경’규모의 2배가 되는 금액이다.
여행수지는 2000년 6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후 2001년(1억8000만달러 적자)부터 지난해(60억9000만달러 적자)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규모는 2007년(108억6000만달러 적자) 이후 8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에게서 거둬들인 여행수입이 2014년보다 14.3% 급감한데 비해 내국인의 해외 여행은 증가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로써 해외로만 여행을 떠나면 수년간 침체의 늪에 빠진 국내 소비는 살아나기 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국내 여행을 많이 가서 내수를 진작시키고 여행수지 적자도 줄이자는 목소리가 정부와 기업 모두에서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국내 여행을 통한 내수 진작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돼 있다. 임시공휴일이 급하게 지정돼 해외여행을 가기 어려웠던 올해 5월 연휴(5∼8일)와 작년 5월 연휴(2∼5일)를 비교해보면, 백화점ㆍ면세점ㆍ대형마트 매출이 작년보다 각각 16.0%, 19.2%, 4.8%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고궁·박물관 입장객 수도 각각 70.0%와 17.3% 늘었다.
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국민여행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추산했을 때 2014년 해외여행 지출액이 42조4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10%만 국내 여행지로 발길을 돌려도 연간 4조2000억원의 내수 창출 효과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고용유발 효과도 약 5만47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해 관광주간(28일 간)의 생산 유발효과가 8조1347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4조19억원, 고용 유발효과가 6만3425명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캠페인으로 경제를 살리려는 발상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 여행ㆍ관광지가 감동과 힐링을 줄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우고, 정부 정책도 이를 포함한 서비스산업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내국인이 즐기지 않으면 외국인 관광객도 찾지 않는다’는 것은 관광업계의 불문율이다. 결국 국내휴가 캠페인은 우리나라 관광과 숙박 등 관련 서비스산업의 만족도와 경쟁력을 높이고, 국내 휴가문화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함께 남기고 있는 셈이다.
변정우 경희대학교 교수는 “관광수지 적자를 해결하려면 단기적인 치료법과 장기적인 치료법, 민과 관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며 “이런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나날이 높아지는 내국인 관광객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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