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경쟁 본격화등 불확실성 확대 은행들, 이자수익 카드대출 박차 석달새 카드부채 180억달러 급증 경제상황 급변땐 위험요인 우려

미국에서 신용카드 부채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약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경제 상황에 신용카드 부채가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만에 쌓인 신용카드 부채, 여타 유형의 회전신용 규모가 180억 달러(약 20조880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기 직전인 2007년 이후 신용카드 부채, 마이너스 통장 규모가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이다.

전년 대비 2분기 주요 은행들의 신용카드 대출액 증가율은 웰스 파고가 10%, 시티그룹이 12%, US뱅크가 16%라고 도이치방크 리서치는 분석했다.

은행업계 전체를 살펴보면 한 해 전에 비해 2분기 신용카드 대출액, 리볼빙론 규모는 7.6%(계절조정치) 늘어나 6850억 달러(약 764조4600억원)에 이르렀다고 연방준비제도(Fed)는 분석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저금리 속에서 은행들이 대출 부문에 박차를 가한 가운데 고객들도 호응하면서 대출액을 끌어 올렸다. 이번 해는 대통령 선거로 특히 불확실성이 증대됐다. 기업들도 향후 경제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투자를 유보하는 등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때에 12~14%라는 높은 이자율을 적용할 수 있는 신용카드 대출은 은행업계에 중요한 존재다.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고객들도 수요도 뛰어 올랐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이 언제까지 효과적으로 작용할지 미지수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NAB 리서치의 낸시 부시 애널리스트는 “현재 환경에서는 이것이 효과적인 전략이지만,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면서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같은 지적에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경제 상황이 반영돼 있다. 지지부진한 경제 회복세가 계속될 경우 대규모 신용카드 부채는 한 순간에 미국 경제를 끌어 내릴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경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Fed도 올해 경제 상황을 지켜보며 계속해서 금리 동결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상황이다.

1분기에 이어 2분기 지표도 시원치 않았다. 미국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을 크게 밑도는 1.2%로 잠정 집계됐다. 민간소비투자는 3.2% 감소해 지난 7년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재고는 81억달러(약 9조250억원) 상당 줄어 2011년 3분기 이후 최대였다. 이로 인해 경제성장이 1.16% 축소됐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가 1949년 이후 경기 확장기 중 가장 미약한 회복 속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해 3분기 이후 1년간 성장률이 1.0%에 그쳐 경기 침체기 이후 평균 연간 성장률 2.1%와 비교하면 거의 정체된 수준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는 이번에 2013년까지 이전 3년 간의 GDP를 재산정하면서 1분기 성장률도 기존의 1.1%에서 0.8%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1.4%에서 0.9%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상황이 불확실한 탓에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는 등 상당히 신중해져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