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서상범 기자]“접촉사고로 살짝 범퍼에 흠집이 생겼는데, 상대방이 범퍼를 통째로 갈아야 한답니다. 너무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그러면 사고를 내지 말던가’라는 답변이 돌아오네요. 씁쓸하네요” 블로그나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차 사고 관련 글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내용입니다.
경미한 접촉사고로 생긴 흠집인데 범퍼 전체를 갈아야 한다는 일부 운전자들로 인해 수리비 폭탄을 맞게 됐다는 하소연들이죠.
이런 사례는 비단 운이 없는 운전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자동차수리비로 지급된 보험금 5조2776억원 중 범퍼 교체에 관한 금액이 7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동차 범퍼에 사소한 손상만 가도 전체를 교환하는 이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이야기죠.
이처럼 한국인들의 무한한 범퍼 사랑(?)과 대비되는 사례로 지적되는 것이 유럽인들의 범퍼에 대한 개념입니다.
일전에 출장으로 파리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요. 길을 가다 범퍼로 앞차를 밀어내어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황당한(?) 운전자를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장면을 보고 저건 고의적인 사고가 아니냐는 저의 질문에 대한 현지인의 답변이었습니다. 그는 “큰 사고도 아니고, 범퍼끼리 닿은 사소한 일인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며 “자동차 범퍼는 소모품이지 애지중지할 대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물론 고급차들의 경우는 범퍼를 중요하게 생각해 비싼 돈을 내고 넓은 주차구역을 사용하겠지만, 일반적인 서민들이 타는 대중차의 경우 범퍼의 사소한 흠집에 대해서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물론 제가 만난 현지인의 생각이 모든 유럽인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인들이 범퍼에 대해 유독 민감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경험이었는데요.
사실 범퍼(bumper)는 자동차의 미학적인 측면보다는 차량이 충돌할 때 충격을 흡수하는 작용을 해주는 안전장치의 개념입니다.
차량의 충격은 물론, 보행자의 충격도 완화해주기 위해 최근에는 충격 흡수력과 복원력이 뛰어난 우레탄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즉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범퍼의 손상이 차량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이 아닌, 단순한 흠집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범퍼 전체를 교환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단순 도색이나 판금을 통해 충분히 복원할 수 있는 것을 과도한 비용을 들여서 교체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죠.
중고차 시장에서도 범퍼에 발생한 경미한 사고는 아예 사고차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SK엔카에 따르면 사고차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프레임 손상으로 인해 주요 성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이지, 탈착이 가능한 외부 패널의 손상은 사고차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특히 그 중 범퍼의 경우는 상태점검기록부에 아예 체크하는 곳이 없을 정도로 중요도가 낮다고 설명합니다.
물론 일정 수준 이상으로 손상이 된 범퍼의 외관을 단순히 복원하는(두드려서 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정품 부품으로 ‘교환’하는 것과 판금 등의 ‘방편’을 쓰는 것은 차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안전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범퍼의 손상이 어느정도가 돼야 교체를 해야하느냐라는 기준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올해부터 범퍼 손상 정도에따른 수리 기준을 차등 적용한다고 밝혔는데요.
먼저 투명막ㆍ페인트칠이 벗겨지거나 겉면이 살짝 파이는 정도의 가벼운 손상은 교체 대신 복원수리를 받아야 합니다.
교체는 범퍼가 찢어지거나 휘어져 복원하기 힘들 때만 가능하게 해 범퍼 수리에 드는 과도한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입니다.
올해부터는 과도한 범퍼에 대한 사랑을 줄여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프롬프트의 신법 [‘오늘’에 대한 우리 이야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901.203c531a96884d4da174595cad521d59_T1.pn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