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이정아 기자] 구글의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의 최고경영자(CEO) 데미스 하사비스가 18일 구글 공식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제목은 ‘알파고와 서울에서 배운 것’. 하사비스는 “(알파고의 승리는) 인공지능 개발 역사의 중요한 이정표”라면서도 “(아직은) 똑똑한 기계를 만들기 위한 아주 작은 발걸음에 불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그는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세기의 대국을 마친 소회를 이같이 밝혔습니다.
“알파고의 공개 테스트는 바둑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 그 이상을 위한 것입니다. 제가 2010년 딥마인드를 창업한 것은 스스로 학습하면서 기후변화에서 질병진단에 이르기까지 사회의 대형난제 해결을 돕는 도구로 쓰일 범용 인공지능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어려운 게임으로 꼽히는 바둑에서 알파고가 이 9단을 누르면서 ‘인공지능이 악마를 부르는 주술’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하사비스는 “인공지능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입니다. 어떻게 이를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윤리적으로 쓸지는 사회가 논의해야 할 일입니다”라고 한 바 있는데요. 그가 이같은 논란이 자신과는 무관한 것인 양 말하는 것처럼 느꼈던 건 기자의 시선이 삐딱해서였던 걸까요. 아무튼 인간이 기술을 제어할 수 있어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겁니다.
하사비스는 블로그를 통해 이번 공개 테스트에서 두 가지 중요한 소득을 얻었다고도 전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알파고가 다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알파고는 이번 대국에서 인간 기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수를 찾아내는 등 바둑판 전체를 꿰뚫는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사람이 배우지 못했거나 생각하지 못했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죠.
2. 인간과 기계 간 공존공영 실례를 제시했습니다. 이번 대국이 인간과 기계가 맞서는 것처럼 묘사됐지만, 알파고는 결국 사람의 창조물입니다. 이 9단과 알파고은 모두 새 아이디어와 기회를 찾으며 서로 자극했는데, 이런 방식으로 우리 모두 (AI의) 혜택을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지적 영역 전반에서 유연하게 행동할 수 있는 진정한 범용 인공지능까지 기계가 학습하려면 갈 길이 멉니다.
인간과 인공지능이 ‘지배할 것인가, 지배당할 것인가’로 보는 이분법적 구도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을 겁니다. 여러분들이 인식하든 인식하지 못하든 간에 인공지능 기술은 지금도 인간의 삶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으니까요. 우리의 차를 운전하고, 우리의 집을 청소하고, 우리의 몸을 수술하고, 머리 위를 날아가고, 전쟁에 가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사비스 그가 이번 대국에서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인공지능은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길 바랍니다. 우리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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