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원·30년 상환 가정하면 연간 부담 720만원 차이
주담대 16곳 중 11곳, 신용대출 10곳서 대환금리 더 높아
신용도·상품 구성 달라 한계…“실제 절감 효과 점검해야”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주택담보대출 4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갚는다면 금리가 연 4.84%라면 매달 내야 할 원리금은 약 211만원이지만 연 7.17%에서는 271만원으로 불어난다. 한 달에 약 60만원, 1년이면 720만원 가까운 차이다.
이는 지난 7월 iM뱅크의 일반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와 대환대출 평균금리를 각각 적용한 단순 계산이다. 실제 금리는 차주의 신용도와 담보 가치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자 부담을 줄이려고 대출을 갈아타려는 실수요자에게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16개 은행 가운데 11곳에서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대출보다 오히려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신용대출 역시 16개 은행 중 10곳에서 대환대출 금리가 더 높았다. 더 싼 금리를 찾아 금융회사를 옮기라는 대환대출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는 16개 은행 가운데 11곳의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대출 평균금리를 웃돌았다.
금리 격차가 가장 큰 곳은 iM뱅크였다. iM뱅크의 대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7.17%로 일반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인 연 4.84%보다 2.33%포인트 높았다.
전북·제주·부산·수협은행도 대환대출 금리가 일반 신규대출보다 0.39~0.53%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5대 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금리 역전이 확인됐다. 우리은행의 대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1%로 일반 신규대출 금리인 연 4.34%보다 0.37%포인트 높았다.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도 대환대출 금리가 각각 0.24%포인트, 0.18%포인트 높았다.
신용대출도 사정은 비슷했다. 조사 대상 16개 은행 가운데 10곳에서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대출 금리를 웃돌았다.
광주은행의 금리 차이가 1.29%포인트로 가장 컸고, 토스뱅크와 부산은행이 각각 1.22%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5대 은행 중에서는 우리은행을 제외한 4곳에서 대환 신용대출 금리가 일반 신규대출보다 높았다. 특히 하나은행은 일반 신규 신용대출 금리가 연 4.70%였지만 대환대출 금리는 연 5.72%로 1.02%포인트 차이가 났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찾아 이자 부담을 줄이려는 차주를 위해 도입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약 42만명이 온라인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동한 대출은 총 22조8000억원으로 평균 금리는 1.44%포인트 낮아졌고, 차주 1명당 연간 이자 절감액은 169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오르고 은행권의 대출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대출 갈아타기를 알아보더라도 실제 적용 금리는 광고에 제시된 최저금리와 차이가 날 수 있다. 소득과 신용점수, 담보가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급여이체나 카드 사용 등 우대조건을 다시 심사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는 기존 대출을 받은 지 6개월이 지나야 이용할 수 있고, 대환 과정에서 대출액을 늘릴 수도 없다. 만기도 기존 대출의 만기 범위 안에서 설정해야 한다. 여기에 기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와 신규 대출에 드는 비용까지 고려하면 금리가 소폭 낮더라도 실제 절감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매달 원리금 상환액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는 실수요자에게는 선택지가 좁다. 기존 대출의 금리가 부담스러워 갈아타기를 시도했지만 새 대출의 한도가 줄거나 금리가 더 높게 제시되면 기존 대출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다. 대환을 위해 여러 은행의 조건을 비교해도 차주의 신용 상태와 은행별 우대조건이 달라 어느 상품이 실제로 유리한지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다만 이번 자료의 평균금리만으로 은행이 대환대출 금리를 일반 신규대출보다 일률적으로 비싸게 책정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반 신규대출과 대환대출을 이용한 차주 집단의 신용도와 담보가치, 대출 만기와 상품 구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대환대출에 상대적으로 고위험 차주가 많았다면 평균금리가 높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럼에도 대환대출 제도가 실제로 차주의 이자 부담을 줄이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신용도와 담보 조건이 비슷한 차주끼리 금리를 비교하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별 금리 산정 구조와 대환 전용 상품의 우대금리 적용 여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더 싼 금리를 찾아 대출을 갈아타도록 만든 제도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효과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은 금리 역전의 원인을 점검하고 이 제도가 실제 차주의 이자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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