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4분기 D램 가격 상승폭이 기존 전망보다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매도세 진정과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 각각 21만500원, 121만5000원에 하락 출발했다. 이후 낙폭을 줄여 오전 9시4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38% 내린 21만4000원, SK하이닉스는 1.90% 하락한 124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은 지난주에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2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쳐 추석 연휴 직전인 8일 종가(26만2000원)보다 17.2% 떨어졌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68만1000원에서 126만5000원으로 24.7% 하락했다. 두 종목 모두 코스피 하락률(-14.5%)을 웃돌았다.
증권사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의 격차도 벌어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9일 기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49만5227원으로 지난 16일 종가(21만7000원)보다 128.2% 높다.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325만7727원으로 같은 날 종가(126만5000원)보다 157.5% 높다.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불안이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투자 수익과 현금흐름이 이를 뒷받침할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의 2028년 메모리 생산 확대를 전망하면서 중장기 공급 과잉 우려도 불거졌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D램 기술을 공개한 점도 국내 반도체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주가와 달리 D램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DRAM 가격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4분기 가격 상승폭도 기존 대비 상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급 부족이 여전히 심각해 가격의 상승폭이 예상보다 강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D램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도 긍정적이다. 특히 모바일용 저전력 D램(LPDDR) 가격이 추가로 오르면 실적 전망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LPDDR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실적 전망이 재차 상향 조정된다면 주가 역시 우상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 상승폭이 크긴 했지만, AI 관련 우려가 유독 메모리 업체들의 주가 낙폭을 크게 만들 이유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은 유지되는데 밸류에이션과 수급이 동시에 나빠지는 지금 상황은 투자자에게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DS투자증권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 확대로 향후 업황이 둔화하더라도 과거보다 높은 이익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D램 평균판매단가(ASP)가 2028년 20%, 2029년 10%, 2030년 5%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2027년 대비 각각 7~12%, 12~18%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단기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1611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도액은 각각 3조4763억원, 5조3565억원으로 두 종목이 전체 순매도액의 약 79%를 차지했다. AI 기업들의 자금조달 불안과 미국 금리 상승 우려가 완화되는지도 향후 주가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SK증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단기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실적 개선보다 매도 압력 해소와 새로운 매수세 유입이 중요하다고 봤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지금 발생하고 있는 조정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당장 실적보다는 매도 압력의 종료와 새로운 매수 주체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ajun82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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