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 리더들 이례적 깜짝 회동 성사

[헤럴드경제=김현일·김민지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거물 3인방’의 깜짝 회동이 서울 한복판에서 성사됐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티타임 형식의 회동을 가졌다.
손정의 회장은 이날 미팅 전 기자들과 만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대한 업데이트 상황과 삼성과의 잠재적인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투자 요청 등에 대해서) 우리는 알 수 없다. 이제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올트먼 CEO와 이재용 회장과의 미팅을 마치고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로 출국할 예정이다.
올트먼 CEO는 전날 밤 11시40분께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했으며 손 회장은 이날 낮 12시 같은 곳을 통해 한국에 들어왔다.

올트먼 CEO는 작년 1월에 이어 1년 여 만에, 손 회장은 2022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공식 방한했다.
당초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반도체 경영진과 올트먼 CEO간의 양자 회동이 예상됐으나 손 회장이 이날 극비리에 입국해 합류하면서 3자 간의 AI 회동이 성사됐다.
올트먼 CEO는 전날 일본 도쿄에서 손 회장과 만나 일본에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고 기업용 생성형 AI 개발을 위한 협력을 다졌다. 하루 만에 서울에서 손 회장과 재차 만남을 가진 셈이다.
전날 부당합병·회계부정 관련 모든 혐의에 대해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이 회장은 하루 만에 AI 거물들과의 회동으로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이날 회동을 기점으로 AI를 주축으로 한 미래 먹거리 개발 작업에 본격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설계 자산(IP) 회사인 Arm의 대주주인 손 회장과 오랜 기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지난해 1000억달러(약 133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 조성을 추진하며 AI 반도체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AI 전용 단말기와 AI 반도체 독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오픈AI와 삼성전자의 협력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외신에서는 삼성전자가 오픈AI와 갤럭시 AI에 챗GPT를 통합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삼성전자가 가전을 비롯해 TV, PC 등을 아우르는 전 사업 영역에서 고도화한 AI 서비스 탑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오픈AI와 긴밀한 협력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에 앞서 일본을 찾은 올트먼 CEO도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하는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