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연금개혁안 합의를 위해 다시 접점을 찾고 있다. 국정협의체에서 모수개혁(내는 돈인 보험료율과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더 논의하되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구조개혁 방안을 살펴보기로 했다. 28일엔 국정협의체를 열어 연금 모수개혁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와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원내대표가 참여하기로 했다. 추가경정예산,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반도체특별법 등 국정협의체에서 다룰 현안이 여럿이지만 하루 약 885억원씩 부채를 떠안은 국민연금의 재정 상황을 고려한다면 모수개혁부터 담판짓는 것이 화급하다.

여야는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인상하는 것에는 생각이 같고, 자동조정장치(가입자·기대수명 등에 연동해 연금인상액 조정) 도입을 전제로 소득대체율을 현행 40%에서 42~ 43%로 상향(국민의힘)과 소득대체율을 44~45%로 올리되 자동조정장치는 나중에 논의(더불어민주당)를 놓고 줄다리기 중이다. 소득대체율 1% 차이와 자동조정장치 도입과 관련한 이견을 해소하는 것이 과제인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에 의하면, 2024년 기준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은 56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연금개혁안과 같이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인상하면, 보험료 수입은 매년 25조1000억원이 증가된다. 소득대체율을 현행 40년 가입 기준 40%에서 43%로 높이면 지출이 7조5000억원 늘어나고, 44%로 높이면 10조원이 매년 늘어난다. 따라서 소득대체율이 인상되더라도 보험료가 13%로 높아지면, 현행 제도보다 매년 15조1000억∼17조6000억원의 국민연금 재정수지가 개선된다. 소득대체율 43% 인상안과 44% 인상안은 연 2조5000억원의 재정효과 차이다. 2조5000억원 때문에 매년 15조1000억∼17조6000억원 상당의 재정증가 효과를 늦추는 것은 그야말로 소탐대실이다.

자동조정장치는 보건복지부안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가입자 증감률과 기대여명 증가율을 차감한 정도만큼만 연금액을 인상하면, 적립기금 소진 연도가 5∼16년 연장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가 인상률만큼 올라가는 현행 방식보다 때에따라 인상폭이 낮을 수 있어도 받는 연금 절대액이 전년보다 감소하는 일은 없다. 미래세대의 부담을 줄이고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

국민연금 개혁은 재정의 안정성과 사회의 수용성 사이에서 길을 잃기 쉽다. 내는 돈을 13%로 올리는 모수개혁에 어렵사리 컨센서스가 이뤄진 만큼 28일 국정협의체에서 매듭을 지어야 한다. 세대와 계층간 이견이 큰 자동조정장치와 큰 그림의 구조개혁은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