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상장법인 가상자산 매매 허용

거래소 대비 분주…코빗, 신한은행 제휴 확대

빗썸, KB국민 제휴·최근 법인영업 팀장 채용

10월 케이뱅크 계약만료 업비트, 변화 주목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연합]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연합]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하반기 상장법인의 가상자산 매매가 가능해지면서 가상자산거래소가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큰 손’인 법인 자금 유치에 따라 판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와 제휴된 은행과의 협업을 강화하거나 영업인력을 보충하며 유치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래소 코빗은 신한은행과 협력해 법인 영입을 본격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법인 고객 유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로드맵에 맞춰 단계적으로 법인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코빗은 현재 법인 영업 부서를 중심으로 국가기관, 상장법인을 비롯한 영리 법인과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법인을 대상으로 신한은행과 전략적으로 영업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통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 간 가교 역할을 강화하며, 법인 대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을 마련한다. 최근에는 가상자산 시장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적극적인 마케팅 방안을 모색하고, 가상자산 수탁(커스터디) 업체와의 파트너십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 2위 거래소 ‘빗썸’도 지난 24일부터 제휴 은행을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바꿨다. 덩치가 큰 은행과 제휴해 이용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다. 기관 등 큰 손 영업 측면에서도 제휴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깔렸다. 은행 입장에서는 거래소와 제휴를 통해 많은 예금 유치가 가능하다. 빗썸은 최근 법인영업팀장을 채용해 본격 영업전 준비에 나서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제휴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와 계약기간이 오는 10월 끝난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지속적으로 제휴를 원하는 입장이다. 지난달 기준 케이뱅크 잔체 예금(약 27조6200억원)의 4분의1 가량(6조4000억원)이 업비트와 관련된 예치금인 만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타 은행이 거래소와 제휴를 긍정적으로 고려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으로 교체 전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하나은행과 제휴설도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케이뱅크와 또 다른 은행 등 ‘투 트랙’으로 제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현행법상 ‘1거래소 2은행’을 규제하는 명시적 내용은 없기 때문이다.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두 개 이상 은행과 제휴할 경우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다만 실제 이행되기에는 운용상 어려움 등 난관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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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