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사실 좀비 영화 ‘부산행’ 흥행 여부에 물음표를 던지던 관계자들이 정말 많았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서양 영화 속 좀비와 차별을 어떻게 둘 것인가’ ‘대체 뜬금없이 좀비? 그것도 한국영화에서?’ 결론적으로 이 두 가지 질문은 완벽하게 틀린 물음이 됐다.지난 달 20일 개봉한 ‘부산행’은 개봉 19일 만에 누적 관객 수 1000만을 돌파하며 ‘1000만 클럽’에 18번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정도의 흥행력은 투자 배급을 맡은 NEW는 물론이고 출연 배우들도 전혀 예상치 못했다.주인공 공유는 인터뷰에서 “분명 흥미로운 소재이기는 했다”면서도 “대체 비주얼로 그려졌을 때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안됐다”고 말했다. 정유미 역시 “좀비에 대한 상상이 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난 오히려 다른 부분을 보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부산행’은 전적으로 좀비 재난물이다. 재난이란 코드가 비주얼적인 면에서 스케일을 키울 수 있는 요소가 충분했다. 재난은 여름 영화에선 분명 경쟁력이 있는 장르였다. 이 지점에서 좀비가 결합했다.
할리우드 영화 ‘나는 전설이다’(2007) ‘월드워Z’(2013), 미드 ‘워킹데드’ 시리즈로 눈높이를 올린 국내 관객은 비슷하지만 좀 더 발전된 ‘부산행’ 좀비 액션에 반응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이들 좀비 모습에 수긍한 것이 아니다. 그 좀비들이 날뛰는 공간의 익숙함에 반응한 것이다. 국내 관객은 사회성 강한 메시지에 국내 관객들은 전통적으로 표를 던지는 습관이 강했다. 또 다른 1000만 영화인 ‘괴물’ ‘변호인’이 비슷한 맥락이다. ‘부산행’ 속 좀비 주 무대인 KTX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일방통행에 가까운 소통 불가 길목 그리고 그 안에서 숨 쉬는 다양한 인간군상. 차라리 본능에만 충실한 좀비가 오히려 인간적인 면을 드러냈다. ‘부산행’은 좀비란 소재의 이질감을 다루는 방식에서 똑똑했다. 소재의 익숙함을 관객들의 공감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이미 봤던 좀비’의 그것이었지만 ‘각박한 우리의 현실’과 결합된 ‘부산행’의 좀비는 인간의 잔인성을 부각시키는 보조제와도 같았다. 생각을 전하고 공감대를 이끌어 낸 ‘부산행’이 만들어 낸 1000만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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